커피가 다 식어버렸다.
식은 커피를 그럭저럭 잘 먹는 나에게
커피타임이 주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행복하다 생각이 든다.
비가 온다.
베란다 앞으로 펼쳐진 수원지며 공원이
촉촉히 비를 맞아 물안개로 자취를 감추고 있는듯 하다.
이런날은 아이들이 소란스럽지 않게 놀았으면
좋으련만 아이들이란 늘,항상,언제나 기분이 up되는
존재들이기에 나는 조용히 놀으라는 고상한 어조가 아닌
'좀 조용히좀 해~~~~!!!아랫층 아줌마 쫓아올라~!'
소리 꽥 지르는 무대포형 엄마노릇만 잘한 하루였다.
머리가 무겁다.
두통이 도져온다.
그리고 오늘은 가슴까지 답답하다.
뭔지 모르지만 마구 울어보고 싶은 기분이 드는
고약한 날이다.
비를 좋아하고 눈을 좋아하고 쨍쨍 내리 쬐는 날도 좋아하는
나인데 어쩐지 이 날이 궁상맞아 보이고
아이들 재잘거림은 폭발할것 같은 소리로 들릴뿐이다.
애들이 상관을 하던 뭘 하던
커피 한잔을 타왔다.
아이들이 죄다 잠을 자준다면 베란다 티테이블로 나가서
좀 분위기 잡으며 먹어댈텐데 애들 셋이 오늘은
낮잠 안자기로 약속을 했는지 도통 잠을 잘 기세가 아니다.
오늘은 마냥 괴롭고 지친다.
벌써 삼복더위오기도 전에 더위에 지친 개마냥
나는 축늘어져 '아이쿠야~'연발하는 어깨쳐진
엄마가 된듯하다..
허나..
정말 아이들 키우기는 너무나 힘들다...
아이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