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물고기 우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5

언제까지 아이들의 소풍을 따라 다녀야 할지.....


BY sjssss 2001-04-24

오늘은 둘째, 셋째아이의 봄 소풍이다.
셋째 아이가 욕심이 많은 아이인지라 꼭 엄마가 함께 가야한다고 우겨된다.

첫째 아이는 내 나이 28, 둘째아이는 30, 셋째아이는 36, 넷째아이는 39에 낳다 보니 아직도 두 돌 지난 꼬마 녀석이 있다.

소풍의 대명사격인 김밥을 준비하느라 아침 새벽부터 요란스럽게 시작한다.
우리들도 그렇했듯이 소풍날엔 일찍 일어나 비가 오나 안오나 확인 부터 하게 되는것이 아닌가?

셋째아이의 강경한 주장으로 소풍에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가까운 곳으로 가기 때문에 먼저 유치원에 등원 시켰다.

집안을 대충 정리하고 빨래가 밀리면 산더미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대충 세탁기에 넣고 돌려 놓았다.
그래도 명색에 아이의 엄마인데 치장이라도 해야지...
막내 세수라도 씻기고 옷이라도 갈아 입혀야지....

아무튼 눈 코 뜰 사이 없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오전 11시가 되어 버린것이다.
보따리, 보따리 챙겨서 유모차에 실고 출발....

이런 내 처지가 얼마나 버거운지 모른다.

마흔을 넘기고도 유치원 소풍에 참석하는것도 쑥스러운데 딸린 꼬마까지 있으니...

점심먹기 전에 도착하려고 얼마나 허둥거리면서 갔는지 모른다.
그곳에 도착하여 보니 애 딸린 엄마는 나 혼자....
물론 최고의 고령자 엄마도 나이다.

하루종일 집안일에 고무장갑 낄 사이없이 맨손으로 하다보니 손이 말이 아니다.
가뜩이나 건조한 피부에 요즘은 막내 녀석 뒤 쫓아 다니느라 그을리기 까지 했다.
손을 내밀기가 쑥스러울 정도이다.

새벽부터 날고,뛰고 수 백번 부르는 소리
'엄마' '엄마'
물 한잔도 못 떠다 먹는 우리 남편
'여보' '여보'
저녁이면 파 김치가 된다.

아무튼 40대 중반 이후까지 소풍을 따라 다녀야 하는데 걱정이다.
퍼지는 몸매며, 늘어나는 흰 머리며, 탄력을 잃은 피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젊은 아가씨가 부러웠는데 이젠 젊은 새댁들이 싱그러워 보이는 이유는 뭘까?????

나.
자신을 위하여 '화이팅~~~' 하고 싶다.
그러나 그 소리마저 자신감 잃은 소리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