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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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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명의 소중함


BY 몽련 2003-08-22

새싹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축복합니다

이 아침 누구에게든 이 말을 하고싶은 이유는

작은 새싹 때문이랍니다

 

며칠 전

동네 가운데 놀고 있는 밭을 조금 얻어

나 먹고 살자고 잡초(아니,이름없는 풀이라고 해야지.미안해서..)와

한판의 혈투를 벌린 끝에 나는 자갈을 골라내고

흙을 고르게 편 후 고랑을 내고

메마른 땅이지만 씨를 뿌렸습니다

 

서투른 일꾼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씨앗들이 잘 자라 주기를 바라는 것 밖에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씨앗에 부드러운 흙을 덮어 주며

"얘 들아 잘 자라다오" 를 수 없이 중얼대며 심었는데

오늘 아침 밭에 나와 보니

어제 내린 비로 촉촉해진 흙 위로 아기 눈에 붙은 눈곱만한

새싹이 올라 와 있는 것입니다

마치,"나 여기 이렇게 태여 났어요" 하며

손을 흔드는 것 같았습니다

 

! 생명의 경이로움이여!

허리를 굽히고 땅에 가까이 얼굴을 대야 볼 수 있는

이 작은 새싹은

씨앗이 흙에서 썩어진 뒤에

얻어진 생명이기에 더욱 귀한 것이겠지요

 

치커리,근대.아욱,케일,

며칠이 지나면 모두들 제 모습을 찾겠지만

오늘 아침

녹색의 작은 새싹들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어느 누구의 생명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