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축복합니다
이 아침 누구에게든 이 말을 하고싶은 이유는
작은 새싹 때문이랍니다
며칠 전
동네 가운데 놀고 있는 밭을 조금 얻어
나 먹고 살자고 잡초(아니,이름없는 풀이라고 해야지.미안해서..)와
한판의 혈투를 벌린 끝에 나는 자갈을 골라내고
흙을 고르게 편 후 고랑을 내고
메마른 땅이지만 씨를 뿌렸습니다
서투른 일꾼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씨앗들이 잘 자라 주기를 바라는 것 밖에는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기에
씨앗에 부드러운 흙을 덮어 주며
"얘 들아 잘 자라다오" 를 수 없이 중얼대며 심었는데
오늘 아침 밭에 나와 보니
어제 내린 비로 촉촉해진 흙 위로 아기 눈에 붙은 눈곱만한
새싹이 올라 와 있는 것입니다
마치,"나 여기 이렇게 태여 났어요" 하며
손을 흔드는 것 같았습니다
아! 생명의 경이로움이여!
허리를 굽히고 땅에 가까이 얼굴을 대야 볼 수 있는
이 작은 새싹은
씨앗이 흙에서 썩어진 뒤에
얻어진 생명이기에 더욱 귀한 것이겠지요
치커리,근대.아욱,케일,
며칠이 지나면 모두들 제 모습을 찾겠지만
오늘 아침
녹색의 작은 새싹들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어느 누구의 생명이라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