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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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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굴에서....


BY 조어조아 2000-11-07

삶이 가끔씩 찌든 냄새를 풍기고 아픔이 쌓여 고통으로 넘나들때....
나는 휘청거리는 마음을 달래고 비틀어진 심사를 바로 세우고
또 다른 내가 되기 위해 훌쩍 각서리를 다녀온다.
가서리에는 작디작은 농부의 농가 한채가 있고 그 오래된
허름한 집은 뜻깊은 현공스님이 공부하는 사람들의 집 [보현정사]로 이름 짓고 모든이를 맞이해 주신다.
20여년 넘게 카톨릭 신앙에 젓어잇는 내게 스님과의 가깝고 친밀한 만남은 또 다른 인생의 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각서에는 [법의 다리]가 예쁘게 있고 그다리를 살짝 건너면 모든 남성은 자신이 먹을 공양을 직접짓고 설것이를 해야한다는 법이 있다.
그 문구에 따라 아무 이유나 반항없이 토굴을 찾는 [처사님]들이 설것이를 열심히 하는 착실함속에서 나는 또 다른 생의 장면을 느끼고 배운다.
[각서]에는 평등만이 있고. 높고 낮음은 없다.
아무것도 없는 빈 농가인듯 하면서도 모든것이 있고. 높고 낮음이 없는 곳이다.
높고 낮음이 없는것 같으면서도 풍요가 있고.소박하면서도
평화와 질서가 있다.
종교를 초월해 모든이를 따뜻함으로 포용해 주시고 만나주시는
스님의 철학에서 넓은 여유를 발견한다.
내것 네것에만 찌들어 살아가는 속가의 삶이 회의스러워 지기도 하고 반성이 남기도 한다.
스님의 차방은 소박하고,간편하고,호화스럽지않고.그러나 정겹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평온이 있다.
곳곳에 배여있는 알뜰함과 깨끗함속에서 먹고 마시고 버리기를 자유로이 해대는 속가의 삶을 또 반성하게 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불교의 철학은 작은 아픔과 고통 시달림에도 힘겨워하는 내생의 또다른 지침서고 교훈이기에 커다란 힘이되기도 한다.
산사의 한적하고 고요함은 옛스러움의 아름다움과 어울려 세인의 마음에 묶은 때를 말끔히 씻을수 있는 달관과 깨달음의 여유를 주기도 해 자주 들르고 싶은 곳이기도 하고 스님의 대범함 또한 나약한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느낄수 있게 해주셔서 또한 가고픈 곳이기도하다.
토굴은 나의 마음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