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회에 다닌다.
사이비 신자이다.
일욜에만 겨우 얼굴 삐꼼히 내밀고는 바로 아들과 데이트가는
사이비신자이다.
그래도 대학다닐때는 성가대를 했었다.
어제 교회앞에서 예전에 성가대를 했던 한 멤버를 만났다.
-혹시 **성가대? 했던???-
-아..예..안녕하세요?-
그렇게 아는척을 시작해서 성가대시절 같이 성경공부를 했던
선배의 소식을 알게되었다.
그 선배는 서울대를 다녔었는데, 유학을 갔다와서
이제는 어엿한 교수님이란다. 그것두 서울대에서...
반가운마음에 오늘 서울대싸이트에 들어가 메일주소를 알아냈다.
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왔다.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통화를 했다.
정말 그 선배가 맞았다.
이제는 두아이의 아빠가 되어있었다.
그 선배의 부인은 나와 같은 대학을 나온 동문이다.
나는 십수년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때 그 시절..성가대에서 같이 성경공부를 했던 멤버들.
한명은 광고회사를 다니며 작년에 모 회사 기자인 남자와 결혼해서
딸을 하나 낳았다.
한명은 사업가인 남편을 두고있다.
또 한명은 자기보다 5살어린 마음고운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있다.
그리고 또 한명...내 첫사랑은 또 다른 한명과 결혼하여
은행을 다니고있다.
그리고...나....
그때 그 시절에 가장 활발하고 생기있고 당당하던 나는
사랑에 목숨걸어 결혼해서 10년을 살다가
지금 내 전부라고 생각했던 그 사랑을 잃었다.
갑자기 선배에게 전화한일이 후회가 되었다.
나는 내가 상처했다는 사실을 알면 그 부인이 이상한 여자라고 하지않을까....뭐라할까....
그런 어줍잖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내가 혼자가 되었기에...패배감이 들었다.
갑자기 모든것이 정지된 느낌이 들었다.
괜히 전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단지 십수년전 꿈을 키우며 아름다운 시절을 보냈던
우리의 멤버들이 각기 자신의 자리에서
빛나게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기뻤기에.
그 멤버중 한명이 역시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즐거웠기에..
연락을 했을뿐인데...
나는 순간 좌절감을 느끼고 상실감마저 느낀다.
그저...아무도...아무말도 안했는데...나혼자서....바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