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일어난 아이와 남편은 자고 있는 나를 깨운다
"엄마 아빠가 스프끓여 달래"
"엄마 목욕탕 갈꺼야.안갈꺼야.."
"엄마 빵어딨어..."
으메 혈압이여..
사실은 하나도 혈압 안오른다..좀 졸리기만 할뿐이다.
남편은 평일이면 새벽 한시도 채 되기 전이면 집을 나서고
낮 12시가 되면 집엘 들어온다
새벽시장에서 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집은 밤낮이 뒤바뀐 남편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녀석과,
항상 부엌에서 종종 대는 이 여인네와,
셋이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셋이 같은 시간에 뭔가를 도모할
날은 그저 주말이 전부이니..주말이 마른 사막에 오아시스처럼
달콤할수밖에..
남들은 일요일이면 늦잠을 자고,늦은 아침과 점심사이에
식사를 해결하는것도 같아 보이지만,
우리집은 희안하게도 일요일이면 더 바지런해 진다
그나마 잠없는 아들은 6시만 넘으면 설치고,
남편은 원래가 아침잠이 없는 사람이니 말할것도 없고,
그저 게으르고,아침잠이 많은 나만 죽을맛이다.
그러나 나도 희안하게스리 일요일 이면 유난히 기상이 빠르긴 빠르다
서둘러 갈아입을 속옷을 챙겨,가까운 유성이나,
하다못해 동네 목욕탕으로 이른 아침을 뚝딱 먹고 떠난다
남.녀가 나뉘어져서 나는 홀가분하게 여탕으로
남편과 아들은 남탕으로
한시간 후에 만나기로 약속은 하고 헤어지지만,
어림없는 소리..
기어이 여탕에 마이크가 울린다
"재현이 엄마 어서나오시랍니다"
그 방송을 들은 후예야 나는 나설 준비를 한다..
집에 와서 이른 점심을 먹고,
그때 부터 나른한 정말 일요일인것이다
어느때는 그저 밖에서 어떻해든 한끼 해결해 볼까 하는
생각도 많았는데.
.이래저래 한끼의 식사다
집에서 항상 먹던데로 ,김치국에,들기름바르고 굵은소금뿌린 김에,
가을내내말렸던 무우말랭이 무침에,..
별다를것도 없는 일요일 식탁이지만
세식구가 앉아서 같이 한다는것이 더욱 풍성하다
일요일이면 밖에 나가 외식하고 싶은 마음도있는데,
매일을 밖에서 먹는 남편 생각하면 또 그럴수도 없고,
돈 벌었다 셈치고..오늘도 나는 설겆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