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앤티크 똑딱이가 붙은 지갑을 만들고 있다..
동전 지갑만한 크기도 있고.. 제법 큰 것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 동전 지갑만한 자그마한 똑딱이 지갑을 만들고 있다..
화려한 꽃무늬가 놓인 천으로 만드는데...그것을 본 간호사 선생님이..
"이쁜 거 만드시나봐요?"
하고 물으신다...
"아.. 네..."
하고 웃지만.. 초보라 바느질하는 손이 슬그머니 감추어진다.
얼마전 남편이 떠났다...
군훈련을 받으러... 남편이 떠나고... 나는 애를 엄마에게 맡기고, 할머니의 병간호를 하러 다녔다.
남편이 떠나기 얼마전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을 하신 것이다.
할머니가 계신 병실에 있다보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4인실 병실에 누워 계신 할머니의 옆 침대에 60세의 할머니 한 분이 응급실에서 올라오셨다.
자그마한 체구에 그 당당함이 엿보이는 할머니는 탈랜트 김병세를 흡사한 한 젊은 사내를 대동하고 있었다.
양복을 단정히 차려입고,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짐 없는 사내는 할머니에게 연신 반말을 하였다.
그리고 할머니는 그 젊은 사내에게 경상도 사투리가 그렇긴 하지만..
"...했어여?"
투의 존대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의 간곡한 권유에 못이겨 사내가 병실을 떠나자 나는 증폭되던 의문을 못 이겨 할머니와 사내와의 관계를 물었다.
"사위라여...맏사우..."
그럭하며 말문이 트이자..
할머니는 기다렸다는듯이...
"나는 사위는 한 개도 안 반가와여.. 지가 맨날 와서 잔소리만 하고 짐승 보듯 멀뚱히 보고 가기나 하지.. 수건 한 장 빨아서 나를 낯 한번 닦아주기를 하나... 말짱 소용없어여.."
하며 사위 원망을 하시기 시작하였다...
사위라는 것이 다 그런가 생각을 해 본다...
내 남편만이 나쁜 사위인 것 같아서 혼자 분해하던 생각을 하니.. 할머니의 말씀이 위로가 참 많이 된다...
지갑이 완성되었다...
커다란 꽃무늬를 따라 누볐더니.. 오돌도돌한 것이 보기가 한 결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