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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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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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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사한 남자 2


BY 캐슬 2003-08-08

 찜찜하게 끝났지요

그저께 남편과의 다툼이(라고 해야 하나)

남편이 오늘 아침 데모라도 하듯이 식탁을 외면 하고 가데요

'그래 그냥 가라 누가 손해냐'

그런 생각 들 더라구요

병원 물리치료 갔다 오면서 눈알 파란 싱싱한 고등어를 봤지요

싱싱한 놈 2마리 사고 상치 사고 집으로 왔지요.

싱싱한 고등어를 보니 고등어 조림에 상추 쌈이라면 뿅가는 남편이랑 딸이 생각 나드라구요.

사고 보니 아차! 이게 아닌데...나도 어쩔수 없는 여자구만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종일 기분이 이랬다 저랬다 복잡하고 생각만 하면 속상하고 그랬다구요.

자꾸 남편에게 신경쓰면 내 정신 건강에 해롭다고 암시를 주지만 그게 또 맘 대로 안 돼쟎아요.

순간 순간 생각나면 또 속상하고..

평소 오는  퇴근 시간에 안 오더라구요

아들 놈이

'아버지 오늘 엄마보기 미안해서 한 잔 하시는 모양이네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과 같이 쓴 대본 대로 남편이 취한 모습으로  들어 오데요

방학인지라 대학생 아들 놈이 거실에 앉았다가 아무 것도 모르는 척 하고는

'다녀 오십니까?'

합니다

'그래'

하며 힐끔 저를 봅니다

못 본적 주방으로 가서 식탁을 차립니다.

식사 하라는 소리가 하기 싫어 아들보고

'아빠 식사 하시라고 해라'

하고 아들에게 통역을 부탁합니다.

'아버지 식사 하세요'

전달 해 줍니다.

'안 먹는다'

또 저에게 전달합니다

아들녀석

'그럼 내가 먹을까?'

하더니 상치 쌈에 고등어 뚝 떼서 얹어 지 아버지 밥 그릇을 뚝닥 비우네요.

얼마나 기분 좋던지....녀석 안 시켜도 엄마 맘에 쏙 들데요.

샤워하고 별로 취하지도 않았으면서 남편은 내가 보는 눈치를 채면 이리 저리 비틀 대는 척 합니다.

그러면서도 오는 전화는 또 다 잘 받네요

연극도 잘 하는군요

아들 놈 뭐 사러 가는 데 지 아버지랑 바람 쐬러 가자고 아버지 손을 이끌고 나가네요

무슨 얘길 할 모양이긴 한데 모르겠네요.

아들 놈에게 낮에 지 아버지 흉을 좀 봤는데 아마 엄마 아빠 사이를 조율해 볼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지가 쉽게 풀릴 거 같지는 않네요

 

속으로 저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남편 그거 별 것도 아닌게 꺄불고 있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