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멀리 내다 보이는 논밭의 가을이 왜 이리 쓸쓸해 보이나.
문 밖을 나서면 들어설 문 하나 없는, 반갑게 인사나눌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아이와 단 둘이 산다는 건
참으로 쓸쓸한 일이다.
지글지글 부침개 붙여 나눠 먹으며 남편 자랑도 하고 흉도 보고 아이의 재롱에 함께 웃어 줄 친구가 보고 싶다.
아니 어느 누구라도 그런 친구가 되어 준다면.
아이와 함께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서 볼까
누군가 아이가 예뻐 말을 건네리라.
그러면 안면무시하고 친구가 되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