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요즘 부쩍 제 몸에 신경을 씁니다.
죽어라~ 하고 씻기 싫어하던 놈이 하루가 멀다하고 샤워를 하더니
요즈음은 매일을 씻어제낍니다.
때로는 하루에 두번까지요.
그러며 거울도 하루면 수도 없이 보면서...
옷도 머리도 온갖 도깝을 다 떱니다.
조금은 철이 드나? 아니면 제 몸 깨끗이 해야된다는것을 느꼇나?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는데.
오늘도 오자마자 목욕탕으로 들어갑니다.
" 어이구~ 우리딸 예쁘네. 요즘은 깔끔도 떨고..."
" 히히. 엄마. 나요 요즘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겻거든요. "
" 응? 좋아하는 사람? 누군데? "
" 그건 묻지 마세요. 그냥 그런사람 있으니까요 "
( 이놈아! 내가 누구냐? 느이 엄마여 )
혼자만의 생각으로 난 궁금함에 아이를 떠 보기로 합니다.
녀석이 어려서 그런지 아님 단순한 것인지...
꼬드끼면 잘도 넘어오는 녀석을 내 잘 아는지라.
" 누굴까? 키는 클까? 얼굴은 잘 생겼을까? "
넌즈시 혼자말로 물어보니 녀석은 내 생각대로 술술 잘도 불어줍니다.
" 키는 나보다 크고 얼굴도 잘 생겼어 "
" 으~응 그렇구나. 학원에 오빠구나? "
전혀 감도 못 잡은 상태에서 아이를 떠 보니 아이는 화들짝 놀랍니다.
" 엄마가 어떻게 알아? "
( 녀석...어떻게 알긴...널 그냥 떠 본것이구만...)
내 딸 아이는 태권도를 3단 따 놓고는 지금은 합기도를 다닙니다.
이미 합기도도 1 단을 따 놓은 상태이구요.
실력은 모릅니다.
반 건달로도 좋으니 제 몸 하나 제대로 간수하라고 우리 내외는 운동을 시킵니다.
그렇게 운동을 한지가 벌써 6 년째...
아이는 학교생활보다는 학원 생활을 더 잘 얘길를 합니다.
더 알고 싶은게 많았지만 아이는 거기서 그만 입을 다물어버립니다.
( 녀석.. 많이 컷구나~ )
생각하다간 난 그만 화들짝 놀랍니다.
초등 4 학년때입니다.
그때도 녀석이 멋을 부린거 같습니다.
어느날 입니다.
" 엄마! 나 오늘 엄마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친구가 있는데... "
" 소개해주고 싶은 친구? "
" 응. 그러니 오늘 엄마가 학교 끝날때쯤 학교앞으로 와줄래요? "
" 그래? 그러지 뭐 "
그때만해도 아이의 학교는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읍니다.
아이의 친구를 만나려면 일부러 버스를 타고는 학교로 가야 합니다.
찌는듯 더웠던 삼복무렵일겁니다.
( 누굴까? )
궁금함이 컷지만 시간이 가면 자연히 알게되리라... 생각하고는
아이의 하교시간에 맞추어 학교 앞으로 갔읍니다.
아이는 혼자만이 덩그렇게 서 있읍니다.
" 엄마! 저 밑에 자장면 집이 있거든? 거기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
별수 있읍니까? 자장면 집으로 갈 밖에...
어느만큼을 가다보니 아이가 반색을 합니다.
여자아이 한명과 아주 조그마한 남자아이. 그렇게 둘이서 자장면집 문밖에 서 있읍니다.
여자아이는 씩씩하게 인사를 하는데 조그마한 남자아이는 그 여자의 등 뒤에
숨어버립니다.
" 안녕? 네가 이화 친구이구나. 그리고 넌 얘의 동생이니? "
하고는 남자 아이를 가르켰읍니다.
순간...우리 딸 아이가 내 손을 꼬집으며 한마디 합니다.
" 엄마~ 얘가 오늘 내가 엄마에게 소개시켜준다던 내 남자 친구야 "
" 그, 그, 그, 그래? "
순간 당황도 스러웠지만 저으기 실망또한 컷더랬읍니다.
아무리 철부지 어린것들이라 해도..
이왕이면 내 딸아이의 남자친구가 인물도 훤~ 하고...
키도 좀 늘씬 했으면...
하지만 내가본 내 딸의 남자친구는 내 아이보다 키도 어깨밑으로 내려오고..
인물도 오종종하니 여~엉 내 마음에는 차지를 않는겁니다.
그냥 웃고 넘겨버릴 일인데...
나도 속물이지요?
어찌되었든 세 녀석을 자장면을 한 그릇씩 먹여놓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왜 그리 황당 하던지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렇게 작은 녀석보다는. 그렇게 오종종한 녀석보다는..
자꾸만 속이 상합니다.
아이는 내 눈치만을 보더니 조심스레 내 의견을 묻습니다.
" 엄마! 어때? 아까, 그 *** 이 "
" 어떻긴... 그냥 그렇지뭐 . "
" 왜? 엄마 마음에 안들어? "
" 안들긴, 왜애? 엄마 마음에 안든다면 네 남자친구 안할래? "
" 응. "
아이는 깊이 생각할것도 없이 간단히 대답해 버립니다.
" 마음에 안들것은 없고... 그냥 네 친구 이잖아. 남자고 여자고 간에 네 친구이니
그냥 사이좋게 지내면 되는거지. "
그렇게만 대답을 하고는 그 일은 그냥 그렇게 잊혀져갔읍니다.
곧이어 여름방학을 하고는 시간이 또한 갔으니까요.
그것이 최초로 소개 받은 내 딸아이의 남자친구 였읍니다.
요번에도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하니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이왕이면...
잘 생겼으면... 키좀 컷으면... 사내다웠으면...
이제 초등 6 년 아이한테 별걸 다 바란다는 내 유치함도 있지만.
남이 아닌, 직접 내 딸아이 문제 이다보니 우습게도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아이는 가끔씩 묻습니다.
" 이 다음에 내가 커서 정말로 결혼을 생각할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겻는데..
만약 그 사람이 엄마 마음에 안들면 반대할꺼야? "
" 반대는 내가 왜 하니? 너 좋으면 그만이고 내딸아이 사랑해주면 되는거지 "
가볍게 대답은 하여도
글쎄...
과연 정말로 그때가 되어서 모든 조건이라던가 그런게
내 이, 엄마의 마음에 안 들어도 쉽게 허락을 할수 있을까?
의문이 듭니다.아직도 멀은 멋 훗날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어~어 하다보면은 금방 코 앞에 닥칠일...
두고봐야 하겠지요.
녀석의 새로생긴 남자친구가 궁금하고 녀석의 변화가 신기하기 까지 합니다.
아이의 두번째의 남자친구를 한번쯤 보고싶은데
녀석이 소개를 해 주려는지.
4 학년때보다는 조금더 컸다고 모든걸 개방하기 보다는 쉬~쉬 하는게 더 많은거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서운해도 한편으로는 대견해 해야할텐데...
이렇게 조금씩...아이는 내 품을 벗어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