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우리 엄마는 점이 없었다.
낳지도 않은 아이에게 "점이 있을 것이오~~~"라고 예언한 땡중(?)의 말을 믿고
낳지도 않은 아이의 이름을 '점자'라고 거창하게 지어버린 우리 외할아버지.
그리하여 우리 엄마는 '점자'로 평생을 살게 되었던 것이었따))))))))))
그런데, 그런데 왜 그 놈의 점이 그 '점자'엄마의 장녀인 나한테 와서 들어붙은 거냐고?
나이를 먹어갈 수록 내 얼굴에 까막딱지는 하나둘 늘어가기 시작했다.
세면 셀 수록 더 생긴다고 세지말라는 엄마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 것이었을까?
아무튼 내 얼굴에 까막딱지 점은 실로 빠르게 불어나기 시작했다.
급기야 내 여동생은 나랑 마주 누울라치면 내 얼굴 점 가지고 땅따먹기 놀이를 할 정도로 점의 갯수가 불어났다.
여고시절, 나는 좀 얼치기라 사춘기가 뭔지도 모르게 슬쩍 넘어간 것도 같은데,
그래도 그나마 그시절에 외모가지고 좀 비관을 했던 모양이다.
이미 생긴 얼굴이야 뜯어고칠 수가 없지만
이 얼굴에 점은 좀 제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은연중에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환경미화 심사가 있었는지 어쨌는지
우리학교에 대대적인 대청소가 있는 날이었다.
명예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 **여고의 덕지덕지 굳은 교실바닥의 때를 제거한답시고 이상한 방법을 사용했다.
소위 말하는 양잿물로 마루 바닥을 씻어내는 위험한 대청소였다.
선생님들도 사전에 단단히 주의는 시켰다.
그 양잿물 만드는 재료가 염화칼슘 맞나?
아무튼 그 염화캄슘인지 뭔지 하는 하얀 덩어리를 물에 녹여서
그 물로 마루바닥을 문질러 때를 딲아내는 청소였던 거씨어따~~~
농땡이 싱겁이! 청소나 열심히 했더라면 아무일도 발생하지 않았겠지.
양잿물이란 말을 듣는 순간 나의 뇌리에는 언젠가 누가 양잿물로 점을 뺄 수 있다더란 생각이 팍! 떠오르는고야.
옆에 있던 친구에게
"*자야, 양잿물 가지고 점 뺀다 카던데...
우리 함 해볼래?"
우정어린 내 친구 *자,
친구의 콤플렉스 극복을 위하여 일촌을 망성일 쏘냐~~~일촌광음불가경인디...
지체없이 재빠른 *자가 선생님 눈을 피해 그 염화칼슘 덩어리를 하나 집어오더니
내 점 하나를 겨냥하야 사정없이 쓱쓱 문질러 대었다.
"악~~~"
싱겁이의 비명소리다.
순식간에 살이 지글지글 타 들어갔다.
놀란 내 친구 *자! 나를 수돗가로 데리고 가서 씻어주고 양호실로 데리고 가고......
다행이 얼른 그만두어 큰 상처는 입지 않았지만 지금도 턱위의 그 부분에 조금 흉터가 남아있다.
*자는 울매나 놀래실꼬...
"칭구야 괘안타, 니는 항개도 미안해 할 필요가 없는기라."
그뒤, 대학에 가서도 여전히 얼굴에 까막딱지들이 눈에 거슬린 적이 많았다.
점이 매력적이라는 머스마도 있었지만서두(진짜여~~~)
대학 4학년 때쯤인가 극성스런 이모가 소개해준 성형외과에서 열개쯤 제거를 했는데 세개쯤 다시 나고 나머지는 성공했지싶다.
그러나 그 후로도 까막딱지는 쉬지않고 불어나 지금도 잡티가 많다.
몇년 전에 거의 즉흥적인 기분으로 동네 피부과에 가서 " 오만원치만 빼주세용'" 하니 작은 것은 하나에 만원, 좀 큰 것은 2만원 이람서롱 쫀쫀하게 딱 4개 빼주더라.
끝으로 우끼는 스토리 하나더,
소시적에 폼 좀 잡는다고 인사동 골목에서 사군자를 배운 적이 있다.
어느날 먹을 정성스레 갈다가 잠깐 잡념이 들어갔는지 순간적으로 힘을 많이 주는 바람에 먹이 탁 튀었다.
탁 하고 얼굴쪽에 튄지라 딱으러 거울 앞에 섰쥐.
하하하, 울매나 우끼던지....
점인지 먹이 튄건지 헷갈리더라 이거여.
먹물 튄 것만 골라 딱자니 도무지 헷갈려 무차별 딱아버렸당)))))))))
이상은 점순이의 비애였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