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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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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즐겨 입는 여자.


BY 雪里 2001-10-11

눈웃음이 엄청 매력있는 노영심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 밥을 많이 먹어도 배 안나오는 여자..."
그렇다.
후자는 다빼고 처음의 가사에 맞는 여자가 바로 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였었다"

아가씨 시절 부터 지금까지
나는 청바지를 무척 즐겨 입는다.
편한것도 우선이지만 무엇보다 첫번째가 경제적인 이유였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에서 의복비는 쓸데없는 지출이었던 시절.
난 언제나 청바지로 외출복 평상복을 다 소화했는데,
속모르는 남들은
"청바지가 너무 잘 어울린다."
"더 날씬해 보인다"
며 듣기 좋은 소리들을 해대는 거다.

그바람에 더더욱 청바지를 즐겨 입게 되었고,
결혼해서도 지금까지 청바지는 나의 전유물처럼 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누구도 내게
잘 어울린다고 해주는 사람이 없으며
청바질 입고 거울에 내모습을 봐도 예전의 모습이 없다.

아픈 허리 때문에 구부정해진 폼이며
펑퍼짐해진 엉덩이는,
짜증나리만치 청바지의 매력을 없애고 있다.

그래도 난 청바지를 즐겨 입는다.

전처럼 매력적이지 못해도,
날씬하게 쭉 뻗은 몸매를 내세울순 없어도,
습관이 되어버린건지,
아니면
옛날이 그리워선지,어쩌면 그냥 편해선지...

오늘도 나는 청바지를 입고,
아들이 작다고 안입는 모자달린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나이가 몇살인데 그런 옷차림이냐고 남자들이 놀려도
난 이게 좋다.
나이에 전혀 구애를 안 받을 수 있어서 더 좋은가 보다,
이 청바지 팻션이.

미국에서 처음 청바지가 만들어 지게된건 순전히 질겨서 오래 입기 위한 수단으로 노동자들의 제복으로 처음 시작 되었다는데,
지금 청바지는,
갖은 모양, 갖은 색깔로 팻션시장의 한 쟝르 이다시피 되어 있는것 같다.
심지어는 다떨어진 청바지도 수입해서 이십여만원을 홋가한다는 소리도 들리는걸 보면 이해 못할 부분이 많기도 하다.
싸고 경제적이라서 입던 나와는 달리
요즘엔 멋으로만 입으니까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거지만
헌것을 수입하는 ,
그리고 그걸 비싼돈으로 사입는 사람들의 심리를 보면서
내 심사가 뒤틀림을 억제하지 못한다.

아들들이 작아서 못입는 청바지를 올려(?)서 입으며
아직도 아니, 더 늙어서도
나는 청바지를 즐겨 입을 것 같다.

지금 입고 있는 바지의 무릎부분이 낡아서 떨어지면
요즘 젊은 애들처럼,
내년 여름엔,
무릎을 내놓는 패션으로 젊게 살아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