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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94 -"추석때 푹 쉬고 싶다"


BY 닭호스 2001-09-24

"추석때 푹 쉬고 싶다"



직장인들은 추석 연휴때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푹 쉬는 것’을 꼽았다.
또 추석 선물비용으로 ’20만원이하’를 가장 많이 꼽았다.

23일 기업은행이 직원 2천330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추석때 하고 싶은 것으로 ▲푹쉬고 싶다(36.6%)가 가장 많았고 ▲해외여행(17.6%) ▲등산(1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추석 선물비용은 ’20만원이하’(30.8%), ’30만원이하’(30.5%)가 가장 많았고 ’30만원이상’(20.6%), ’10만원이하’(14.2%)의 순이었다.

추석 연휴때 걱정되는 것은 남자들의 경우 교통체증(52.4%)과 무리한 선물비용(23.5%)이었고 여자들은 음식준비로 인한 피로(40.5%), 교통체증(25.7%)이라고 답했다.

받고 싶은 선물로는 현금(29.5%)보다 상품권(36%)을 더 선호했고 이어 술.과일등 음식료(16.5%)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는 고향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는 응답이 74.6%를 차지, ’집에서조용히 휴식한다’(17.5%)거나 ’여행을 간다’(2.6%)는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적당한 추석 연휴기간으로는 5일(62.3%)을 가장 많이 꼽았고 3일이내(25%)도 적지 않았다.

여행지에서 추석차례를 지내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거나 ’따르고 싶지않다’는 응답이 69.5%를 차지,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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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딸, 달이는 어제인 일요일 남편 병규를 대동하고 읍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하였다..

추석맞이 머리인셈이었다...

명절을 맞아 어른들하며.. 여러 친척들을 뵙자니..
태어나고 돌이 지난지가 한참인데.. 머리한번 자르지 않은 딸아이의 행색은 말이 아니었다..

게다가...
육아를 핑계로 소홀히 내 외모의 가장 윗뚜껑인 머리는 딸아이의 초라한 행색보다 갑절이나 허무했다...

그런데...
미장원 아줌마는..
조금만 손봐주세요...
하는 우리 두 부부의 간곡한 청을 깡그리 무시한채...

내 머리는 완전 학교와 사회에 대한 반항을 머리에만 잔뜩 풀어놓은 듯한 너무도 보이쉬한 스포츠 머리를 해놓고 말았으며...

딸 아이의 머리는 그야말로 촌실방 그자체가 되었다..

아줌마의 그 날렵하고 무지막지한 손놀림에서 빼앗듯이 딸아이를 구출해내었을때는 딸 아이의 머리가 반쯤은 쥐어뜯긴 상태였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줌마는 연신 굶주리는 야수의 그것과 같이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애들은 그저 배냇머리는 빡빡 한 판 밀어줘야 까만 숱이 도드라져 나오는법이여.."
하고 안타까움을 연발해내었다...

그렇게 달이가 머리를 자르고...
만하루가 지났다...

나는 그 만하루동안 순수하게 잠들어 있던 시간 몇 시간을 빼고는,.
온 신경이 곤두선채로 아이의 머리에 집중되어 있다..


머리를 자른 뒤의 변화를 보자면..
우선 달이는..

머리를 자르고 난뒤...
아이는 눈을 찌르고..
뒷목을 간지럽히던..
사악한 잔머리털 군단으로부터의 해방을 기뻐하며..

시종일관 미친듯이 해해거리며 잘도 놀고 있다...

자신의 신체상의 변화에 대해 전혀 인식을 못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병규다..
처음에는... 흰저고리에 깜장 치마를 입혀서 고구마라도 하나 손에 들리면 영락없이 60년대를 풍미하던 그 몽실언니의 모습 그 자체라고 우스워하면서도 한편 슬퍼하던 그는... 그것도 잠깐... 짧은 방황의 시간들을 뒤로하고 현실 적응의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달아.. 너 엄청 쌈빡해..."
내지는...
"이 모습도 상당히 귀여운데..."
이런 맘에도 없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이에게 줄창 하고 있다...
애한테는 진실만을 말하자던 우리의 옛맹세는 고스란히 잊어먹은 사악한 처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못생긴 아이를 보자니 육아가 백만배나 힘이 들어졌다...

이 모든 것이 추석이 가져온 결과다...

오늘 오후, 아이 머리에 넋을 놓고 앉아있는데.. 시집을 안 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요번 추석에도 친척들이 모이면 나이가 찬 처녀 총각들의 혼담문제로 시끌벅적할텐데 외로와서 어쩌냐는 푸념 일색이다...

그런 친구에게 돌아오는 추석에 젖먹이 아이를 달고 시집에 가서 충성하고...
눈치보며 친정을 다녀와야 하는 내 어려운 신세를 한탄했다..

이래저래 힘든 명절이다...
추석 때는 정말이지 푸욱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