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산천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개망초꽃들로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하얗게 피어나서 가을이 지나갈때까지
세상과 맞서면서 살아가겠지요.
길 옆 아무 곳이나 작은 틈만 있으면 뿌리내려 꽃을 피우는데요.
이사간 빈 집터나 해묵은 밭에서 노오란 꽃술을 가운데 두고
하얗고 가는 꽃잎이 둥글게 피어 있는 개망초꽃은
그리 귀하거나 예쁘지도 않지만 바람이 불면
은은한 향기를 내면서 흰 안개처럼 하늘거립니다.
얼마나 천박한 꽃이었으면 망초라고 이름을 지었고
그것도 모자라서 이름 앞에 개라고 한 글자 더 붙여서
개망초라 했을까요.
요즘은 개망초꽃처럼 화단이 개끗이 정리되지 않은 곳에는
눈에 거슬릴 정도로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살아가는 풀들이
즐비합니다.
왕고들빼기와 바랭이, 엉겅퀴, 명아주, 토끼풀과 비듬같은
꽃들은 사람들의 편의에 따라 뽑혀지지만
결코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풀들입니다.
사람들이 뭐라고 부르는지조차 개의치 않고
해마다 이 계절이면 남들이 버린 땅만 골라서 보란 듯이
꽃을 피워대는 들풀들의 끈질긴 근성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래서 개나리, 개머루, 개살구, 개다래, 개비름같은 꽃들이
참외와 참기름, 참나무, 참꽃, 참다래, 참나리, 참새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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