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2년만에 건강진단을 받았다.
연연생 아이둘을 낳아 기르다보니, 내자신의 건강을 챙길 여유도 없었으려니와 무시할 수 없는 종합건강진단비가 아까와서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혼 12주년 기념 선물이라고나 할까
남편은 대학병원 종합검진을 신청했고,괜실히 떨리는 맘으로 열댓시간을 꼬박 굶고 병원으로 향했다.
깨끗하고 정갈하게 정돈된 건강검진쎈타에는 친절하고 예뿐 간호사들이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차례대로 안내를 해주었고,하나하나 검사를 받던 중 마지막단계인 내시경실에 다달아서는 알 수 없는 불길한 마음이 스쳤다.
요근래에 이따금씩 속이 쓰리기도 했고 더부룩한것도 같았으며,어쩌 다간 뒷골이 땡기는 적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시경을 받는 중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왔다.
정말 알고서는 다시는 받지 못할것 같은 지독한 절차였다.
"끝났습니다."
내입에서 기나긴 호스를 빼며 퉁명스레 말하고 총총이 사라지는 의사가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가까스로 몸을 추스리고 나오는데, 간호사가 불러 세웠다.
" 내시경중 식도에 혹이 발견되어서 조직검사에 들어갔어요. 조직검사비는 따로 내구 가세요."
어쩐지, 유난히 아프고 힘들더라니, 조직을 떼어냈구나.
그때부터 엄습한 불길한 예감!
결과가 나오기까지 초조와 불안속의 십여일.
큰병이면 어쩌나...
아이들도 이제 겨우 초등학생인데...
내가 없음 우리 집이 엉망진창일텐데...
밤 낮 침체되고 우울해 금새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병명이 나왔다.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했다.
신경성 위염 증세와더불어 찾아온 기분나뿐 불청객
하지만,지금부터라도 관리를 잘하면 좋아질수 있다는 의사의 말한마디에
눈물이 고였다.
지금까지 너무 안일하게 살아온 나에게
열심히 의미를 갖고 살라는 ,
건강의 의미, 가족의 소중함을 ,
내자신에게 일깨우는 커다란 계기였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의 하늘은 맑고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