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짜리 네장과 동전몇개로 딸아이 손을 잡고
집 근처 할인 마트에 간다.
불고기 감만 사고 나머지로 3일전 떨어진 스킨을 사야지...
어라! 냉장고에 보충할 야채가 눈에 자꾸 들어오고
동그랑땡도 만들어야 하고
과일까지...
남은돈 몇천원.
나는 돈을 쓸줄 모른다.
지갑에 돈이 없으면 은행에 가서 찾고,
통장이 비어가면 남편에게 이체좀 해노라하고,
없으면 안 쓰고,(없을땐 신랑더러 사오라한다.)
이랬던 내가 돈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힘인지 알았다.
"헤어짐의 계기"가 왔을때 우리 둘다 이기적 아니 은행원이 됐다.
''''이 적금 내 이름으로 하기 다행이다''''
''''소송 하는 동안 생활비 내가 관리해서 돈을 빼야지?''''
''''딸아이 옷을 미리 사놔야지''''
우린 가난해서 헤어지지도 못했다.
소송 비용이 최소 3백만원이라니...
가진 재산 30% 내 몫이라니...
양육비도 안주려고 하면 법도 소용 없다니...
잔깜 동안이었지만 많은걸 생각케 했다.
우린 헤어지지도 못할 만큼 세상에 어둠다는 걸.
홀로 살 만큼의 용기는 그도 나도 없다.
둘다 말을 아낀다.
그리고 말도 아니게 우린 행복하다.
어머니 고집만 아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