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다
하늘이 흐리다
바람이분다
온 천지를 씻어 내릴듯이....
태풍이라고했나....
손에 달린 링겔을 빼버리고싶다
머리가 터지도록 아프게 그냥둘걸 ...
숨이 턱차고 머리가 터지도록
나를 고통으로 밀어넣어 버리고 싶다
하지만
난 나 하나가 아니니까....
엄마니까.....
여자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혹시 엄마가 원하는 좋은 대학 못가더라도
정말 엄마 인생 행복하게 해 주겠노라는
딸의 메일을 받으면서
가슴아프고 미안한다
지쳐가는 하루하루가 싫을때도 있다
나를 녹여내는 하루하루가 싫다
버스를 타고 퇴근길에 오를때도
가끔 무의식으로 차에서 내린다
늘 그자리에....
그리곤 과일을 산다
찬거리를 사고 ....
무얼 위해 사는걸까.....
무엇때문에 사는걸까....
며칠 링겔을 달고 산다
그리곤 한손으로 김치를 담근다
바보처럼 ....
난 왜 이리사는걸까....
거울을 바라본다
희끗희끗 흰머리카락이
어느새 더 많아졌다
"엄마야
염색 하지마래이
난 흰머리가 듬성 듬성 있는
지금의 엄마 모습이 진짜 좋다 아이가~"
피식 웃음이 난다
난 싫은데 ...
그냥 여자이고 싶은데....
자꾸 흰머리가 내 여자이고픈 맘을
갈가 먹는것 같은데......
자꾸 조급해지는데....
너희는 모르겠지
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