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공주엔 밤이 유명하답니다
가을이면 수줍은 듯이 속살을 내비치는 밤들이...
비가 오지 않아 속살을 내보이지 못한채 툭툭 떨어지고
밤들은 쪼골쪼골 해져서 뭇내 아쉬워 하던 참이였거든요
그런데 비가 오려는지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이네요
손에 잡히지도 않을 만큼 높다란 하늘이였는데
오늘은 꼭 구름을 만져볼 수 있을 것 같은 날이예요
아침엔 너무 추워서 새벽바람을 집안 구석구석 불어넣는 작업을
포기하고 현관문만 열었어요
아파트라곤 해도 주변엔 모두 산과 밭이 있는 곳이여서 다른곳보다
기온이 낮은 편이라 난방을 좀 일찍시작하는 곳에 산답니다
짠순이 기질은 이런대서 발휘하는거 같애요...
잔머리...ㅎㅎㅎㅎ
저녁에 물을 끓이면 습도가 높아져서 끈끈한 반면
새벽에 끓이면 방이 훈훈해져서 전 곧잘 이방법을 써먹거든요
방이 제법 훈훈해져서 곳곳에 창문과 베란다 문을 열어제겼어요
와~~
새벽냄새... 우리 주부들만이 누리는 기쁨일까요?
아침식사 준비를 시작하고자
어젯저녁에 제워둔 갈비를 후라이펜에 올려 놓고
소고기 우려논 물을 끓여 무를 두툼하게 넣어 무국을 마련했어요
가을 무국은 맛이 여간이 아니더라구요
호박전...
우리집 단골손님도 빠지지 않았구요
제법 상이 근사해지고 밥 수저를 드는 가족들을 보니까
뿌듯해지네요...
먹는데 정붙는단 어른신 들의 말씀이 맞는거 같애요
아침부터 왠 갈비냐구 핀잔을 주긴 하지만
그 속에 사랑이 깃듬을 이젠 알 것 같거든요
그 국물에 아이가 밥을 비벼먹을테니
국물도 잘박잘박하게 떠서 예쁜 그릇에 담아놓고
출근준비를 정신없이 서두러요
할머니 품에 안겨 빠이빠이를 연신왜쳐대는 아이를
등뒤로 오늘도 변함없이 열심히 일을 해리란
맘을 먹어보구요
오늘 저녁은 뭘 해먹을지도 궁리를 해야겠지요?
좋은 요리 있음 알려주시구요
오늘 하루도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