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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호스 아줌마의 신문읽기 92 - [색연필] 한고은과 교제 박준형 그룹 god서 퇴출당해


BY 닭호스 2001-09-11

인기 남성 5인조 댄스그룹 god 멤버 중 맏형인 박준형이 여자 탤런트 한고은과의 공개적인 교제 등으로 인한 불화로 팀에서 방출되면서 팬들의 항의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god 소속사인 싸이더스측은 10일 “박준형의 돌출 행동으로 다른 멤버들과의 갈등이 심화돼 지난 9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퇴출을 결정했다”며 “그룹 god는 그대로 가지만, 10~11월쯤 나올 god 4집에 박준형은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god 팬들은 god 홈페이지(www.god.sidus.net)와 싸이더스 홈페이지(www.sidus.net)의 god 게시판에 이날 하루 1000여건의 항의 메일을 보내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god팬들중 일부는 박준형과 한고은의 교제를 반대하기도 했지만, “이 일 때문에 박준형이 팀에서 방출됐다면, 이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는 것이 이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4집 불매 운동을 하겠다.” “항의 시위를 벌이자”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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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티부이에서.. 얼마전에 인기리에 종영하고 중국에 팔려가 더욱더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였던 드라마 가을동화의 압축판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거기에서..
태석이라는 인물을 나는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게 저리도 지독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
제헌절...
나는 미팅을 나갔다..

그건.. 어떤 단순한 남녀간의 모임이었지만.. 그 명목은... 장팅이라 이름하여.. 우리 학교와 옆남학교간의 어떤 친목 도모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그 행사는 항상 2학년 반장들에 의해 행해진 것이 전통이라 하였다...

나는.. 그 모임에서 한 남학생을 만났었다...
얼굴이 가무잡잡하고...
볼품이 없는 남학생이었다...
말본세도 없어서 지루하기 짝이없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그렇게.. 짝이 된 것은...서로에게 짜증나는 일이었던 것 같다...

나또한.. 키만 멀대같았지.. 남학생이 좋아할만한 조건은 어디를 찾아봐도 없었으니...

까무잡잡한 남학생이 말을 했다...
"넌..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싶니?"

내가 대답했다...
"뭐... 난 나중에 여자가 어떤 훌륭한 사람이 되어도 좋지만.. 가정에 충실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가.. 나를 쳐다보았다..그리고.. 불끈 두주먹을 쥐고 나에게 말했다.

"너.. 내가 남자로 부탁하는데.. 그 생각 영원히 간직해라.. 그게 얼마나 멋진 생각이냐?"

물론...
내 비록 지금의 사정이... 나의 능력부재로 인하여 사회의 어디에서도 내 설자리를 찾지못하고 가정에 얽매인 전업주부가 되고말았지만..
그때도...
지금도...
안중에 없는 소리였다...
나의 이런 마음에 없는 소리를 듣고 감격하는 그를 보며.. 내가 순진한 남학생 하나를 이렇게 하릴없이 속여먹었다고 생각하니.. 깨름칙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리고.. 방학이 지나고.. 몇달이 흘렀을까..
우리학교에는 종합전이 있었다...
학생회 간부들은 모두들 한복을 입고 꽃과 사탕을 팔았었다..

부산을 떨고있던 나에게...분홍장미를 든 그가 나타났다..
야간자율학습을 빼먹고 달려온 것이라 했다...
내가 보고 싶었다 했다...

종합전이 열리는 사흘동안...그는 매일매일 찾아왔다..
그리고.. 마지막날인 토요일에도 그는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꽃다발을 내밀었다..
그리고 내 손바닥에 전화번호를 적어 주었다...

전화 달라고...
전화 해 달라고...

그가 말했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전화를 두세번 하였지만...
나는 그를 만나지는 못하였다...

나는... 언젠가.. 그를 다시 만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슬픈운명은... 나로 하여금.. 지방 삼류대 비인기학과로의 힘든 결말을 보게 하였으며.. 나는 영영 그를 만나지 못하고 말았다..

가끔...그가 생각난다... 그리고 그와 내가 주고받았던 고등학교 2학년짜리 유치한 대화들이 생각난다...
나의 이 추억속에서.. 그는 성장하지 못한채 아직.. 열여덟의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머물러 있다..

하지만...
힘들고... 끝이 보이지 않던.. 내 어두웠던 어린날..
그에 대한 추억이 나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던가를 기억하면...

과연..그것이 사랑이라 할수는 없겠지만...그 미묘하고 애틋한 감정이 얼마나 세상살이에 큰 도움이 되는지 여실히 깨닫게 된다...


죽도록 사랑했던 기억 한자락씩은 가슴에 담아서 결혼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면...그 추억은.. 살아가는 이 구질거리는 구비구비에 환하고 영롱한 빛을 줄 아름다운 등불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