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참....이걸 기특하다고 해줘야 하나
아님....어처구니 없다고 꿀밤을
한 대 쥐어 박아야 하나.....
남편과 난 6살 차이다.
하지만, 우린 동갑 내기 마냥
잘 까분다.
남편은 예민한 성격이지만,
풀리면 한없이 어린아이 같아 진다.
사실 어제가 내 생일이였다.
남편.....아침 출근 하면서도 암말이 없다.
그냥, 보냈다.
근데, 가게 나와 있으니,
슬슬 신경질이 났다.
이거원~ 내가 내 입으로 생일이라
말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말안하면 그냥 넘어갈 것 같고.
그래서 핸폰을 때렸다~~~
띠리리~~
"여보세요?"
"왜?"
이런 받자 마자, 왜가 뭐야?
이거원....
"아니......."
난 할말을 잃어 버렸다.
"야...나 바뻐...끊어!"
그리고는 잠시 뚜뚜~ 하는 신호음이 들린다.
이런 제기랄~~~
이거 남편 마저???
가라 치울수도 없구원....
멋대가리라곤...
발가락에 때만큼도 없어...흥~
10분 쯤 지났나....
가게로 전화가 온다.
"왜? 하필 바쁠때 전화하냐..."
괜시리 미안했는지....목소리가 가라 앉았다.
"치...오늘....내 생일이다. "
잠시 가만 있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
"알고 있어...저녁에 깜짝파티 해줄려고 했다
꼭...지 입으로 먼저 말해요..
넌 그러고도 멋쩍지 않냐?"
"말안하면 그냥 넘어 갈거 뻔한데...
챙겨 먹어야지...."
"그래...알써...저녁에 보자."
그리고는 다시 뚜뚜 소리를 들어야 했다.
아~ 내 청춘이여~~~
저 인간을 믿고, 앞으로의 내 인생을
맡겨야 하나.......어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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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외식이라도 시켜 줄라나 하는
들떤 맴으로....우와하게 화장을 했다.
근디.....저녁 시간이 되어도
들어 올 낌새가 없기에
애들 일찍감치 재웠다.
아.....근디
이 인간 12시가 넘도록 안오는거다.
이걸 그냥.......아.....
기다리다 지쳐 잠든 새벽....
한 2시가 넘었을즘....
딸거닥 하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남편이 왔다.약간 취한 상태로.....
"잤냐?"
"그럼...이 시간 되도록 안자?"
"어이....선물...생일 추카한다.."
하면서 무언가를 이불 위로 던져 주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보이긴 해도,
그냥...선물 받았다는 안도감으로
난 그냥.....치워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이른 아침, 시동생.남편.애들 차례대로 보내놓고,
가게 나오기 전.....
난 도대체 어제 준 선물이 무엇인가
다시 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여......
아!!!!!
이럴 수 있다 말인가......
작은 비밀팩에 들어 있는건,
다름아닌,
바디샴푸 였고...
더 기가 차는건.....
그 비밀팩 겉에 노란 스티커가 있는데,
그 글씨는
[증정품]
이였다.
아흐~
이 웬수!~
이걸 선물이라고 주다니......
멋대가리라곤......에궁..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지도 못한채...
출근 시킨게 억울 했다.
오늘 저녁에 오기만 와봐라....
밥 안줄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