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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허전함에...


BY phh62 2000-09-23

왠지 모를 허전함에 이 에세이방에 주서없이 글을 올립니다.
결혼한지도 벌써 만 10년.
어떻게 살아온 나날들이었는지.
10년이 한순간처럼 여겨집니다.
언제나 되풀이되는 일상의 나날들속에서 생활에 치이고 아이들이며 남편에게 얽매여 살아가다보니 내 자신을 어느구석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나른함과 허전함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꿈만같고 행복하리라고만 생각했던 결혼생활은 말 그대로 환상 그 자체입니다.
아! 행복한 투정이라고요.
그럴지도 모르죠.
그 옛날 소녀시절의 감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습니다.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을 흘리던 그때.
감동적인 시구절 하나하나를 줄줄이 꿰고 다니던 그 소녀적 그때가 그립습니다.
이제는 나는 나 혼자가 아닌 나에게 얽혀진 남편과 자식이라는 그 고리를 자를수가 없답니다.
이 무료하고 따분한 반복의 일상들이 내게 큰 행복이라고 여겨집니다.
찬바람이 일고 낙엽이 지고 서리가 내리면 이 한해도 저물겠지요.
이 서른다섯의 감상도 함께...
아 그립습니다. 그 소녀적 감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