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밥상 ◇ 언제나 같은 일을 하기에 날마다 같이 밥먹는 일이 많을것 같지만 난 남편과의 겸상을 자주 못하고 지낸다. 아침은 늦잠때문에 자주 거르고 낮에는 친구들이 찾아와서 그들과 같이 먹게 되고 또 밤은 무슨 모임이 그리도 많은지 그와의 겸상이 그리울때가 가끔 있다. 오늘은 아침에 이슬비처럼 가는 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아침 가게 정리를 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웬지 오늘은 특별한 밥상을 마련해서 그와 같이 오붓하게 점심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마음을 친구들도 알았는지 오늘은 아무도 찾아오질 않는다. 얼른 부엌으로 들어가 콩나물 국을 끓이고 호박이며 가지를 꺼내어 채썰어 볶고 계란도 부쳐서 채썰어 놓고 김도 자르고 해서 평상시 쓰는 밥그릇은 뒤로한채 장식장 문을 열고 예쁘게 진열해 두었던 곳에서 두개의 그릇과 작은접시를 끄집어 내서서 밥상을 폈다. 요리는 사랑의 비빔밥으로 혼자서 정해 놓고선 예쁜 접시에 각가지 음식을 예쁘게 담고 두개의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고 보니 특별한 밥상이 차려져 있다. 그와의 오랫만의 밥상이 웬지 설레임도 일게 하고 내 얼굴에는 작은 미소까지 지어보고 아침에 일이 잘 풀리려고 한지 맛사아지에 평소보다 더 예쁘게 화장한 보람이 있는듯 내기분은 봄바람처럼 간지럽기만 하다. 이런 내마음은 그는 모를것이다. 그러려니할것이다. 이런 날 외면한체 그는 올림픽 한국 양궁 남자 선수 활쏘는것 보느라고 쳐다도 안본다. 에구 무심한 사람. 그렇게 점심을 마치고 난또 다시 후식까지 도전해 본다 무슨말을 기대한것도 아닌데 난또 시원한 배를 끄집어 내서 하얀 색 접시에 꽃그림이 그려진 접시와 세트로 된 포크까지 준비해서 모양까지 내어서 배를 깎았다. 그곁에 살며시 가서 앉아서 그를 쳐다 보았지만 그는 아직도 이번에도 남자 양궁 골드 쌌다고 눈도 떼지 않는다. 배먹어 하고 살며시 말했더니 또한마디 한다. "무슨 배맛이 무시(무우)맛이네" " 하하하" 자네도 하나 먹어봐 란 말을기대했던 내자신에게 픽 하고 웃음만 나온다. 그런 내가 이상한지 그도 따라 웃는다 " 왜 냐구 ?" 기대를 하면 실망을 한다더니 1분도 안되어서 난 그렇게 웃으면서 작은 기대에 물을 붓고 만다. 그래도 이렇게 특별한 밥상 차려놓고 그와의 한끼의 점심 식사가 즐겁다. 다음에 또 언제 이런날이 또 있겠지.... 그때는 또 어떤 느낌이 들까 ? 이번처럼 기대했다가 실망을 한 그런 특별한 밥상은 안되겠지... 나는 또 작은 기대를 조금씩 키워가 본다. 2000년 9월 21일 목요일 ==지리산 아낙네 베오울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