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에서 돌아온 남편의 얼굴이 무겁다.
간일이 잘 안되었나 보다 싶어 내심 걱정이 된다.
힘들게 이겨온 5년세월 나날이 꺽이는 경제 내년엔 도대체 어떻게 될까
자그마한 개인사업을 하는 울남편 요즘 참많이 힘들다. 그런 모습 옆
에서 지켜보면서 나도 무언가를 해야 된다는 압박감이 든다.
남편이 회사일로 힘들어 할때 다른 도움은 못되어주어도 가정의 생계
때문에 하는일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하다.
지금도 머리로 계산해본다. 우리 네식구 최소한의 생계비가 얼마나 들
까 아이 유치원비 아파트 관리비 대출금이자 도시가스료 전화세 식대
등등등 .....
아무래도 백만원은 넘어야 될것같은데 내가 백만원 벌수 있는 일이
또 무얼까
이럴땐 친정이 시골이 아닌게 싫다. 농사라도 지으시면 양념값은 절약
할 수 있을텐데 쌀도 좀 갔다먹고
새벽 세시에 일어나 신문 돌리고 집에와서 큰애 유치원 보내고 작은
애 업고 야쿠르트 배달하고 하면 될까하다가도 아무래도 먹는 장사가
제일이다 싶다.
작은 포장마차라도 열심히 하면 못벌어도 내꺼니까 보람있지 않을까
결혼전에야 빵빵한 회사 직원이었지만 지금에야 뭔 소용이랴 애딸린
유부녀 딱히 전문적 기술이 없는다음에야 할일이 무엇일꼬
5일전에 사놓은 막걸리 한병 유통기한도 넘어 약간 시큼한 그것을 잔
에 따르고 신김치 부침게 한장해서 나누어 먹으며
"있지 내가 신문 배달 한다고 하면 기분 안 나쁘지"하고 넌지시 물었다.
하던 저범질 딱 멈추고 와 벌써 부터 그러는데 그때가서 생각하자 한다.
애구애구 걱정하지 말고 너는 애들이나 잘키워란 말은 아니네
쬐끔 서운하기도 하다 말이라도 그렇게 해주면 이아내 그야말로 감격
할긴데 말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겠다고 할때부터 나는 항상 최악의 상황
을 염두에 두고 살아왔다. 그런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생긴다해
도 나는 흔들리거나 좌절하면 안된다는 다짐에 다짐
그래서 남편이 힘들어 할때마다 그런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근데 말은 그렇게 하는데 내게 준비된것이 무엇인가 말이다. 아이들
다 키워놓고 준비 하려던 나의 안일한 생각에 찬물이라도 끼언듯 경제
가 하 이상타 나만 잘한다고 되는게 아닌 세상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
도 나를 30도 되기전에 사모님소리 듣게 해준 울남편 우린 잘해낼 꺼
라고 믿는다. 지금의 어려움 가뿐히 이겨내고 진정한 사모님이 되기
위하여 고생도 함께 하고 기쁨도 함께하고 열매도 같이 따고 암튼 열
심히 노력해야 겠다.
근데 뭐해서 먹고 살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