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기가 있는 탓인지 온몸이 나른하고 눈꺼풀의 무게가 천근만근이 나 되는듯이 한짐이다.
너무도 쉽게 깝박거리던 눈꺼풀을 오늘은 도저히 움직일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
남편마저 퇴근후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다고 나가고 없다.
내몸이 귀찮고 아프니 집안이 더욱더 휭하니 썽그렇다.
밖은 어둑어둑 해져오는데 불마져 켜지 않은 집안이 나를 더욱더 맥빠지게 한다.
억지로 일어나 안방의 불을 켜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옛날에 집에혼자 있다가 저혈압으로 쓸어져 온집안을 발칵뒤집은 일도 있고 해서 겁이 덜컥났다.
이러다가 또쓸어지는건 아닐까?
그때도 사람없었음 큰일날뻔 했던 일이었다.
내가 내눈을 봐도 허리멍텅하니 소위 말하는 동태눈까리 같았다.
"아니야 난지금 감기약 탓이니"
혼자 중얼거리며 쏟아지는 잠을 조금이나마 ?을려고 책을 집어들고
읽어내려갔다 글씨만 읽고 있었지 내용은 통 깜깜하니 들어오지않았다.
몇페이지를 읽었는지 난 잠속으로 빠져들고 말었다 .
얼마를 잤는지 모른다.
비몽사몽이다
전화벨소리가 들리긴 들리는데 꿈인지생시인지 분간이 안간다.
다시또 들려온다 .움직이고 싶었으나 내몸을 내맘대로 할수가 없다.
몸은 자꾸만 까라지고 정신마저 혼미해온다.
전화가 오기는오는데 전화 받아야해 받아야 하느데하는 맘 간절한데
몸을 옴싹달싹도 할수없다.
어릴때 꿈속에서 도망쳐야 하는데 한발자국도 움직일수없는 꿈을꾸고 나면 옴몸이 물꾸덩이가 된일로 시겁한 꿈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것이다.
정신을 가다듬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본다.
"야!몸을 움직여 등신같이 무얼 꾸물대고 있는거야 움직여봐"
마비된 환자가 물리치료하듯이 아주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손이 움직여지고 팔이 움직여졌다.
일어나 앉자서 깊은 숨을 쉬면서 난내가 죽음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온 기분이었다.
머리는 온통 땀에젖어 있었고 등작에도 홍건히 땀이 고여 있었다.
그렇게 울리던 전화도 정적만이 감돈다.
티비 리모콘을 눌러놓고
시계를 올려다 보았다.
"10시 35분"얼마를 자고 또얼마를 용을 썼는지 모르겠다.
잠시후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기다렸다는듯이 냉큼전화기를 들고 숨쉴여유도 없이 "여보세요"하자
전화선을 타고 들려오는 목소리는 반가운 목소리였다.
"엄마나야 근데 목소리가 왜그레세요 주무셨어요 전화도 핸드폰도 안받으시고 어디 아프세요?"라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울컥 가슴이 메여온다.
억지로 참으며 '이밤에 왠일로?"했더니
알바를 해서 이번달 용돈은 안주셔도 되고 지난번 어버이날 중간고사 시험 땜에 선물도 못하고 부모님 선물 사려는데 필요하신것 없으시냐는 내용이었다.
아들의 말을 들으니 작년 어버이날 아들은 이세상에서 제일먼저 어버이날 파티해주겠다고 밤차로 내려와 "0시"의 파티한일이 생각나서
가슴이 찡해왔다.
아들의 성의가 너무너무 고맙다.
남들처럼 꼭꼭 챙겨주지도 못하고 키웠느데 항상어른 스럽다.
어릴때부터 가족이 병원문을 드나들길 제집드나들듯이 하다보니
항상건강한 큰아들에게는 신경쓸 여력도 힘도 없었었다.
혼자서기를 늘 잘하는아들
내가 동생때문에 걱정을하면 엄마가 옆에서 항상 지줏대를 세워주면 의지하는 습관이 생긴다며 엄마를 훈계하기도 하는아들
오늘 밤은 몸이아파 용을 쓰기도 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런 아들의 전화 한통화가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은듯이 힘이 생긴다.
이럴대 자식 키운 보람을 느끼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