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가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고..
또한 그것이 삶의 모습인가 생각들기도 하네요.
얼마나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 그 반가운 목소리를 그저 가벼운 집안 얘기들로 채우고 그 허허로움에 웃음이 납니다. 뭐 그렇다고 딱히 해야할 말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10년의 세월이 무색하도록 그저 옆집 아줌마랑 얘기 나눈는 듯한 그런 느낌. 그것이 좋은 건지 나쁜건지.
내가 왜 그토록 전화걸기를 망설였나 싶을 정도로 무덤덤한 우리의 대화.
그렇겠지요. 그것이 세월이고 그것이 생활의 모습이겠지요.
막연히 무언가를 기대하였던 내 마음에 그저 빈 웃음이 스칠뿐입니다.
이젠 가벼히 전화할 수 있겠죠. 내 삶의 이야기들. 그 수다스러움을 그에게 보여도 되겠죠.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난 언제나 그의 앞에 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그저 웃는 모습으로 가벼운 이야기들에 대꾸나 하고 있군요. 뭐 하나 변한 것이 없는 것처럼.
하지만 그때의 모습이나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나, 결코 그 모습이 내 모습은 아닐 것 같습니다. 내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에게 보여드리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