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회오리 바람이다.
기질이 세지 못해 늘 지고만 산 나이다.
아이들과의 언쟁에서도 이기고 짐이 어디 있겠냐만
난 늘 말싸움에서 그냥 접고 만다.
어떤 방법이 최우선인지 나도 모르겠다...
그냥 힘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누구 닮아 저러는지.....이런 말들을 사람들은 자주 한다.
내 속으로 난 자식...다 자기 닮아 같은 행동을 할 터인데
못되면 남 탓이라고.....
기가 센 딸을 보면서 괜시리 시댁 식구들의 기를 닮아 저리 센가부다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팔청춘...정말 몽글몽글 피어나는 꽃몽오리 처럼 예쁜 나이...
열여섯 딸내미의 반항으로 이 에미는 늘 힘들기만 하다.
친구들과는 잘 어울리면서 집에서의 대화는 늘 퉁명스럽기만 한 딸..
아쉬울땐 온갖 애교짓을 부리고는 제 볼일이 끝나면 차갑기 그지없다.
아들은 그런대로 잘 커주고 있어 다행이지만 제 오빠에게 치인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불만이 가득한가보다.
오늘아침 잠에서 깬 딸내미의 짜증어린 말 한마디에 제 아빠와 나는
그만 말 그대로 뚜껑이 열리고 말았다.
성질급한 남편이 먼저 가만두지 않겠다며 딸을 다구친다.
그럴때 나는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걸 안다.
나까지 거둔다면 딸의 피신처가 없기에...
하지만 나 역시 더 열불난 것은...
딸을 야단치는 남편의 모습에서 화가 난 것이다.
아이에게 할말 못할말을 가려서 해야 했건만 ....
욱하는 기분에 몹쓸 말을 하고 말았으니...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나도 수습은 못하겠고 그냥 남편에게 악다구니를
쓰고 말았다...
애한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
아침부터 집안이 무슨 꼴인지.....
울고불고 대드는 딸...
때리지는 못하고 소리소리 지르는 남편....
결국 딸의 핸드폰을 압수하면서 오늘부터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친구와의
접촉도 막게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
늘 눈에 거슬렸던 딸의 행동에 제재를 가해야 할때가 된 것 같아 취한 행동들이다.
학교에서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는 아니지만...
우리들 생각에 어느정도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들과의 어울림에 시간을 보내고 학원빠지기를 밥먹듯 하던 아이다.
어떻게 해야 잘 키우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힘들다는 생각 뿐...
조금만이라도 딸이 내 마음을 이해할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지 엄마가 얼마만큼 힘들게 맘고생하는지 알수 있는지...ㅠㅠ
남편은 남편대로 화가나 아침밥도 굶은채 어데론가 가버리고...
난 나대로 속상하니까 집안 대충 정리하고 가게로 나와 버렸다.
이렇게 앉아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지만...
어수선한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우리의 아이들이 어렸을 때인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반항을 하던 드라마를 보면....
저걸 걍 둬...하며 가만두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는데...
나이는 한참 어릴지라도 덩치는 우리와 비슷한 아이들이 되고 보니...
손하나 대기조차 겁이 난다.
반항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예전 나의 모습이 떠 오른다...
무조건 싫었으니까 ....엄마와 아버지가....
똑같을까.....내 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