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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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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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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BY world1015 2003-05-17

뒷문 바로 옆에, 문 과 거리를 두느라 여백 공간도 비교적 넓은 그 자석에 운 좋게 몸을 실었지.
창밖을 스치는 아런저런 풍경에 시선을 고정 시킨지 어언 몇십분.
갑자기 누가 잡아 당긴듯 심하게 젖혀지는 고개.
언제 탔는지 모대학 남학생들로 어느새 발디딜 틈 없이 꽉찬 버스안.

헉!!
뭐야! 뭔일이야!
앉은 자세에서 고개가 젖혀지며 잠에서 깨어나 보니, 남녀 공학이건만 여학생들은 안 보이고 왠 꽃미남 대학생들이(잠결이어서 장담 못함) 날 내려다 보고 있으니..

뒤로 꺾여진 목을 제자리로 갖다 놓으며.. 남들이야 뭐라건 아직도 아가씨 기분에 빠져 사는 난, 한참 연하거나 말거나 괜찮은 청년들 앞에서 이게 무슨 고개쇼 망신쇼야 아흐- 쪽팔려 쪽팔려 속으로 나부대고 있었어.

앞으로는 졸아도 뒤로 젖히면서 졸진 않았는데-하는 내 생각을 가로 막으며 들려 오는 음성.
(저..이거...)
키 큰 한남학생이, 분명 내 무릎위에 놓여 있던 종이 쑈핑 가방을 내 발근처 다른 학생들 다리 사이에서 건져 주더군.

그냥 조용히 받으면 끝이련만, 고개 젖혀가며 가방 떨어 뜨리는것 생방송으로 지켜본 그들앞에서 통하지도 않을 엉뚱한 소리를 해댔으니..
(아! 그거 내가 거기 놔 둔거예요. )

나는 봤다.
내 대답과 함께 실룩 거리던 그남학생의 안면 근육을...
그래. 우습겠지. 참느라고 고생혔어.
아-! 정말 쥐구멍이 그리운 시간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