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을 참 좋아한다
중학교때 우리집은 그 흥부네 집같던 초가집을 헐고
드뎌 날라가게 한옥을 지었었다
밖은 한옥이었지만 내부는 양옥으로지어
안방과 부엌으로 통하는 우리방에 벽장이 하나로
연결되어 일단 들어가면
천장을 튼튼하게 나무로 만들어 다락용도로 만든곳이
내겐 대단한 나만의 비밀의공간이기도 했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방같은 벽장속은
겨울이면 가끔 대봉이란 감이 상자에 놓여있었다
큰 이모네집은 시골이어서 대밭도 있고
비스듬한 대받의 언덕에 문이 달려있는데
그 문을 열면 은밀한 굴로 통해서
언젠가 들어가보니
냉장고 같이 시원한 굴속에 얌전히 들어앉아있는
대봉을 본것은 내게 충격이었었다
그런 감이 우리집 벽장속에 아니 다락속에
어느날 은밀히 감춰져 있는것을 알게된나는
아마도 아버지가 익지도 않은 대봉이
시원한 그곳에두면 서서히 익기를
기다리고 넣어놓으신 것같앴는데
아버지는 그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억을 하지 않은 분이라 잊어버리신것 같앴다
난 학교가 파하면 늘 올라가서
하루에 한개씩도 먹기도 하였지만
가끔은 두어개도 먹으면서
그러노라면 그 애기 얼굴만한 감이 너무 배가불러
기분좋은 비밀에 미소도 지었었다
그 벽장은 동생들은 가끔 무섭다고 가지도 않았지만
사실 보물 창고나 진배가 없었다
그 당시 귀한 설탕이 명절에나 들어오면 엄마는 그 설탕들을
다락에 벽에 붙여 나란히 늘어놓았다
그때는 설탕이 귀한 선물거리여서 설탕통이 아름답게
생긴 양철통에 무슨 비타민c 레모나 통이나 되는냥
집어넣고 포장을 하였는데
각자 회사마다 특색이 있게 별별 통이 다 있었다
어느새 큰 박스로 두박스나 있던 대봉은
오랜 시간동안 소리없이 하나씩 없어져버려도
식구들 하나 찾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은밀하게 내 뱃속으로 사라져간 대봉이
가끔은 생각이나 지금도 저녁이면 간식으로
못견디게 먹고 싶어진다
하여간 어릴때부터 얼마나 감을 좋아했는지
우리집엔 감나무가 없었지만
멀리 떨어진 냇가옆에 선생님집 마당에
가지가 찢어져 나갈듯한 감나무가 버티고 서있는데
비가 오는 여름이면 나무 가득
어여쁜 감꽃을 하나 가득 머리에 이고 있었는데
거기로 감꽃을 주우러 가곤 했다
그러다가 비가 오며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후두둑 감꽃들이 마구 떨어져 마당에 쏟아진다
그 당시에는 단감이 무지 귀하고 가을이라도 땡감을
소금물에 우려 내온 감 밖에 없던 시절인지라
감꽃이 지고 새끼 땡감이 떨어져도 주워다가
소금물에 우려놓고 뚜껑을 닫아놓았었다
한창 감꽃이 만발했을때는 그 감꽃이 마당에 떨어져
누워있으면 금새 살아서 날라갈것만 같이 생기있고
아름답고 좋았다
동네 아이들과 그 감꽃을 치마가득 주워서 먹기도 하고
실에꿰어 목에도 걸고 방에도 걸어놓았었다
그렇게 아름답던 감꽃이 눈꼽만큼씩 밀고 올라오는
감 새끼에 밀려 허무하게 말라 떨어지고는
그 떨떠름한 감 새끼들이 달려 힘차게 감은
자라갔다
엄마는 땡감을 몇차대기씩 사와 소금물을 펄펄끓여 조금 식힌다음
단지에 담고 거기에 땡감을 가득넣고
식지않게 이불을 뒤집어 씌워놓았던 기억이 난다
아침이 되면 그 감은 완전히 떨음맛이 없어진것도 있지만
아직도 쌩쌩하게 떫은맛을 당당히
고수하고 있는 감도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실껏 먹었었다
결혼하고서 군산에와서도 그건 잊지않았다
여기 군산에는 [감똑]이라는 감을 무지 많이 파는 곳이 있었는데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며 몸을 파는 여자들이
옷을 걸친둥 마는둥하고 나와 남자들을
잡는 술집골목인데 시장옆에 붙어 낮에는 감을 파는
전문적인 감 시장이 있다
새댁때부터 난 그곳의 감 시장에 들통을 들고 나가
익은감 반접 홍수감 반접을 사서 들고와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먹곤했는데
한번씩 먹었다하면 앉은자리에서 10개 이상을 먹어야
원이 풀릴정도로 좋아했었다
그러노라면 변비가 생겨
몇날을 화장실에서 실갱이를 해야하면서도
그 좋아하는 감은 포기할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나는 내체질을 알게되었다
나는 태음인...!
골격이 크고 이쁘지 않고 아주 중요한것은
감이 나하고는 맛지 않는다는 대목이었다
맞지 않는다는 음식을 오래 장복하면 반드시
병을 얻는다는것
그 소리를 듣고서도 난 감을 포기 할수없었다
그러나...
안좋은소리를 들으니 배터지게 먹던
감이 먹고나면 꺼림직한 상태에서
걱정하면서도 억지로 집어넣은감이
반드시 속이 미식거리면서 체증이 온다
그래서 그 감타령은 한동안 안하고 잘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에 과일집에 간다든지
시장에 가면 은근히 나를 유혹하는 대봉이
나를 부른다
아서라....
말아라..
나는 나를 자제 시키지만 어느새 속없이 내손에 들려있는 대봉주머니
없으면 안먹겟지..하면서 될수있으면
사는것을 자제하기 여러번
어제는 저녁을 먹은지 오래된 10시쯤
갑자기 감이 생각나 견딜수가 없었다
날씨는 춥고 내려가기는 싫지만 그 감이
나를 불러대니 애궂은 남편엉덩이만
발로 밀어내면서
" 야~ 야~잉 감좀 사다주라~잉 "
하면서 볼맨소리를 해댄다
"먹지마 ! 살쪄! 먹지마 안맞어!"
하던 남편도 할수없이 일어나
과일가게를 다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