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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73) 핫케익으로 고문!?


BY 남상순 2003-05-03

11개월된 자식을 키우면서 출근하는 딸의 초등교사생활은
늘 잠이 부족하다.
엊저녁은 잠든 아기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는게 안쓰러워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게 했다.
부엌에서 밤새 뭔가 부시럭거리며 일을 했다.
핫케익을 굽고 있었다. 38조각을 구어서 똑같이 썰어 식힌 다음
상자게 정성스럽게 담았다.
알고보니 어린이날 자기네 담임반 아이들에게 선물할 것이라고 한다.

아침에는 바뻐서 아기데리고 구을 시간이 없으니
아기가 잠든 사이에 구워 놓고 잠깐 눈부치더니 이제 막 출근했다.

핫케익은 말그대로 뜨거운 맛에 먹는 것인데
"콜드케익으로 아이들 고문할 생각이로구나." 하면서 내가 놀렸다.
요즘 생크림 과일 케익도 어느 제과점의 것이 맛이 있는가 골라서
사다 먹는 아이들인데 아무리 선생님이 정성들여 구웠다해도
다 식어 뻣뻣한 핫케익 아닌 핫케익을 오늘 배급받을 딸네 반
학생들이 얼마나 난처할까?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먹어야 해요. 내 사랑을 그 아이들이 먹어야 한다니까요!"
딸은 쑥스러운듯 의기양양하게 출근했다.

천직이다. 아이들이 저렇게 좋을까?
"그 정성 반만 남편과 네 아가에게 쏟아라"
극단의 말한마디를 드디어 내 ?b고 말았다.
"에효! 엄마 그러실 줄 알았어요."

어제 오후는 자기반 아이중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있어서
조사해보니 더럽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학생 어머니에게 정황설명을 조심스레 하고 양해를 구한후
때밀이 아줌마에게 부탁해서 목욕탕에 들여보내고 퇴근했다.

인생이 평생을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행복하다고 한다.
죽을때까지 해도 재미나고 보람있고 신바람 나는 일은 무엇일까?
적어도 내게 있어서...

나는 과연 행복하게 살았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왔나?
지금 나는 정말 여전히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