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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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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 읽기의 즐거움


BY 이화월백 2003-05-02

중학교에 들어 가서 도서관을 둘러 보고
그책들을 대출 받아 읽을수 있다는 걸 알고 난 다음
나는 중학교에 진학한 보람을 느꼈다.

그때부터 나는 아침에 등교하자 말자 책가방을 든채로
도서관에 들러 그날 읽을 책을 대출 받아서 교실로 가곤 했다.

하드장정의 두꺼운 한국문학 대전집 60권을 돌파하고
그무렵 나온 소년소녀 문고100권을 다 섭렵했다.

어쩌다 친구들끼리 책을 돌려 읽을 경우 내 차례가 되면
밤을 꼴딱 세우면서 그날로 책을 다 읽고
다음날 자랑스럽게 다음 친구에게 돌려주던 생각이난다.

하루는 괴도루팡을 빌려다 읽는중이었는데
깐깐한 말본 선생님의 주어 술어 형용사 부사 따위의 설명이

귀에 들어 올리가 없었다 루팡의 눈부신 활약이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는 것이다.

교과서 속에다 소설책을 끼워서 읽고 있다가 선생님께 들킨것이다.

당연히 그책은 압수를 당하고 나는 호된 꾸지람을 들어야했다.
문제는 압수당한 책을 찾으려면 교무실로 가서 사정을 해야하는데
그러기가 죽도록 싫었다.

온갖 핑계를 대서 어머니께 타낸 돈으로 새책을 사서 도서관에
반납했는데 그때 돈으로 사백오십원이었던 것이 지금도 뚜렷이
기억이 난다.
그당시의 맹꽁이 운동화가 사백오십원이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작은 아이는 책이라면 다 읽어치우는 반면 큰아이는
도무지 책읽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간혹 TV에서 교육학자가 나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들이 먼저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전문가 다운 말을 하는데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칠뿐이다.
책읽기라면 나와 남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이니까.

우리집에는 잠자는 머리맡은 물론이고 화장실 거실 부엌 구석구석
책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니 부모들 때문에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말짱 헛말이라는
생각이 들 밖에...

이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려고 어린이용 얄개물을 사다 주기도 하고
책을 한권 다 읽었을 때는 보상으로 선물도 주고 용돈을 주기도
해봤으나 습관을 들이기는 허사였다.

혹시 책을 읽지 않으면 궁금해서 못견딜만한 내용이면
아이가 책읽기에 흥미를 보일까 싶어

추리물을 사다가 읽기를 권했었는데 읽어라는 큰아이는 읽지 않고
작은 아이가 열광적인 책읽기에 빠진 것이다.
덕분에 나도 추리물을 많이 읽게 되었는데

그때 사서 읽은 책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거의 대부분의 책과
코난 도일의 홈즈 시리즈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등
많은 책들이 지금도 서가의 한귀퉁이를 차지하고있다.

지금도 딸은 미스 마플이나 엘큘 포와로 브라운 신부등등이
마치 옛친구나 되는 듯이 나와 이야기를 주고 받기를 좋아한다.

추리물에는 미스테리물과 스릴러물 서스펜스물 하드보일드
등이 있고 요즘은 공포물이 유행하는데 그것도 호러와 오컬트로 나뉜다고 한다.

그외에도 법정물과 메디칼물들이 있다.
물론 세상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장르로 나뉘어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미스테리물 그중에서도 좀 고전적인 시대의
탐정이 활약하는 그런 추리물을 좋아한다.

내가 읽은 하드보일드 중에
프레데릭 포사이스가 쓴 <재칼의날>이 기억에 남고

영국의 인기 작가 제프리 아처의 <황제의 초상화>가있다.
제프리 아처는 정치계로 진출했는데

작은 거짓말을 부인하기 위해서 친구를 알리바이를 조작하는데
동원했다가 그 친구가 양심의 가책으로 사실을 실토하는 바람에

교도소에 수감되고 정치적인 생명이 끝났다.
모든것을 알고 있는 듯한 재능있는 작가라도 자기의 과욕은
제어할 도리가 없는 모양이다.

제프리 아처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내겐 큰 충격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자라면 해리포터 같은 sf물을 더 많이 읽고
그걸 영화로 만든걸 보고 즐긴 이야기를 하게 될것이다.
그러니 세대간의 간격이 생기기 마련이겠지

나는 지금 유명한 추리 작가 엘러리 퀸이 발간한
세계 베스트 미스터리 컬렉션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