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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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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서커스.


BY 마당 2003-05-02


어젠 결혼기념일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현대여자인데,
남편은 자격증 받을 만한 조선남자

저 조선남잘 어떻게든 꼬드겨서 오늘은 어디라두 나가봐야겠어
내심 회심의 미소를 띄면서 작전 돌입 ~~

"자기야 오늘 결혼기념일인데 어디라두 갔다와야 되지 않겠어"?
(최대한 이쁜 표정으로 내게 넘어올 그의 응답에 귀추가 주목)

"아휴 피곤한데 어딜가"
이구 이구 내가 그럴줄 알았어

오늘은 안된다 그 피곤하다는 핑계가 어디 먹혀들어가나 보셔

" 밥도 하나두 없구 간단히 저녁이나 먹구 오던지 하자구우 응 "?
조선남자 어쩐일인지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표정이
ㅎㅎ 이때다

"그러자아 얼른 일어나 얼른
오늘 낮에 운동많이하고 왔다더니 배가 훨씬 들어갔어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아주 멋있어지겠는데"

쇼파에 누워있던 그를 잡아 일으켜서
집밖으로 몰아내는데 성공 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

신문을 보니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중국등 축제를 한다고 나와있기에 거기나 가보자
방향을 그쪽으로 틀라고 점잖게 앉아서 지시 한후
잠시후에 엑스포에 도착

燈 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저녁식사하고 슬슬 모이기
시작한 인파 가 장난이 아니다.

어두컴컴한 야밤에 초대형 모형에서부터 초소형 모형까지
가지 각색의 燈에서
비춰나오는 휘황찬란한 불빛에 모두가 의외라는 듯
넋들이 나간 걸음들...

휴대폰도 두고 나왔기에 여기서 잃어 버리면 끝장이다 싶어
손까지 꼬옥잡고
조선남자와 현대여자는 등구경에 정신이 팔렸다.

그리고 야외무대에서 중국에서 온 기예단이 벌이는 묘기가 곧바로
공연된다고 하기에 그곳으로 또 우루루들 몰려가 자리를 잡았다.

옆사람한테 박스까지 얻어서 걸터 앉아 구경이 시작

나이가 적게는 열 살 많게는 이십살 미만이라는데
세상에 아슬아슬한 묘기가 정말 사람이 어째 저럴 수 있나 싶게
그 유연성에 감탄과 박수와 환호성이 절로 나오고
웅장한 음악과
번쩍이는 조명에 모두들 제정신들이 아니었다.

이구동성으로 잘한다를 외치는 가운데 야밤의 서커스는 끝이나고
현대여자 어떻게나 박수를 쳐댔던지 손 바닥이 얼얼하고 아파서
조선남자한테 좀 만져달라구 했더니 엉? 오늘은 조선남자 팽개치고 싶은가벼

그 우악진 손으로 마구 스킨십을 해대는데 ㅎㅎ 남들이 본다
이번엔 내가 조선여자가 되어 뿌리치고
결혼기념일의 찬란한 야밤이 그렇게 흘러갔다.

★☆중국등 축제를 6월15일까지 한다니까 한번 구경들 오세요.
어찌나 좋던지 강추합니다.
결혼기념일 얘기하다 뭔 엉뚱하게 등 축제 선전이래

연휴에 아니면 시간될 때 대전으로 우루루들 몰려오셔서
낮엔 다른데 관광하다가 저녁에 등축제 관람하면 진짜 쨩이예요.
개인적으로 멜하시면 버선발로 뛰어나가서 안내할게요.
많이 많이들 오세요. 난 선전비 하나두 안받고 선전하는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