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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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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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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일상으로 만들어버리는 거


BY 푸른 하늘 윤빈 2003-04-24

누가 그랬다.
난 결혼하고 남편이랑 여행 가본 적이 한번도 없는 거 같다는 말에

"갈 필요 없어. 맨날 보는데 또 가서 뭐하게, 가려면 애인하고 가야지."
그러면서 내가 참 이해가 안 된다고
아직도 그런 꿈을 꾸냐고?

또 어떤 이는 그랬다.
"난 가고 싶지도 않아. 보나마나 돈돈돈 하다 올 텐데 더 짜증나."

정말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지.
난 이룰 수 없는 꿈만 꾸고 있는 건지.

애인이랑 갔던 똑같은 장소를 남편이랑 갔는데
그렇게 멋지고 풀잎 하나하나까지 반짝이고 의미가 되던 것이
정말 다 깨더라구
왜 이렇게 비싸냐는 둥, 빨리 좀 먹으라는 둥,
음식 먹다 체할 것 같았다고

아이들 키우느라 기회가 없었을 뿐
언제고 내가 가자고만 하면 남편은 설레임으로 좋다고 따라 나설 것만 같은데
그게 나만의 꿈일까?


정말 그런 게 결혼일까?
그런 게 부부일까?

다른 사람과는 인연이고 의미이고
극락으로 가는 길이
아내와는 나락으로 가는 길이 되기에...
모두들 그렇게 배우자란 이름 앞에서 도망가기에 바쁜 걸까?

그렇게 금방 변해버릴 사랑을 왜 하는 건지.
그렇게 꾸역꾸역 왜 사는 건지.
결국 부부는 자신의 데이트 자금을 대주는 지원자밖에 안 되는 건지...

그런 생각들에 가슴이 답답한 새벽이다.

어느 날 우연히 건 전화
"미안한데 비가 와서 지금 남편이랑 차 마시러 다방에 왔거든. 다음에 전화할게."
결혼 8년차 쯤 되었을까?
비가 오면 괜히 감상적이 되는 기분을 배우자와 달래는 모습.
정말 영화 같았다.
그런데 그들에겐 그게 일상이었다.

같이 커피를 마시고
비오는 거리를 거닐고
함께 파도를 보며 여행하는 것
그것 또한 일상의 한 부분일 뿐이었다.

그런데 왜 대부분 사람들은 그걸 꿈이라 생각할까?
결혼은 현실이잖아라는 말로 일상일 수 있는 일들을 그리 쉽게 꿈으로 몰아넣어버리는 걸까?
꿈꾸는 것이 죄라도 되어서?

난 오늘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다.
결혼은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일상으로 만들어버리는 거라고.
그런 일상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거라고

그런 행복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