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좀 무겁다.
식이요법에 규칙적인 운동을 생활화하는데도 왜? 혈당수치는 떨어지질 않는지 심히 걱정이된다.
어제는 병원에 가는 날이다. 아침일찍 서둘러서 병원에 도착하니 예약시간 30분 전 이었다. 혈당검사를 마치고 외래대기실에서 호명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시간이 왜 그렇게 지루하게 만 느껴지는지...
간호사의 호명으로 진료실에 들어가 선생님을 뵙고 문진으로 혈당수치 조절에 대한 조언을 듣고 처방전을 받아들고 진료실을 나오는데, 내내 마음에 무게가 실렸다.
선생님 말씀대로 유의사항을 어김없이 시행을 하고있는데, 혈당조절이 안되는 것은, 문제가 어디에 있는건지 답답했다. 규칙적인 운동요법, 절재된 식이요법, 등 지시사항을 엄수하고 있는데 왜? 안타깝다.
병원을 나와 약국에서 약을 받아가지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종로 5가 광장을 들렸다. 집에서 입는 의상비 절약을 위해서, 난 철이 바뀔 때면 자투리 천을 골고루 구입하는 편이다.
광장을 나와 남편이 즐겨드는 호박 죽 집을 들렸다. 단골집인 식당의 아주머니께서는 아주 반색을 하시며, 서방님 건강이 아주 좋아보인다면서 남편에게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풍체도 풍만하시고 입담도 걸죽하신 아주머니께서는, 남편이 좋아하는 호박 죽을, 새알심이 다믄다믄 섞인 노란색의 호박죽을, 손수 내오셨다. 남편은 오랜 만에 드는 호박죽에 코를 박고 게눈감추듯 그릇을 비웠다.
우리는 인사를 건내고 꽃 화원에 들렸다. 나는 백합꽃을 너무 사랑한다. 생화와 조화의 차이는, 향의 차이가아닌가, 해서, 나는 향이 없어도 우울한 미소가 없는 조화를 조금, 그리고 포인트 미소로 분홍장미를 조금사서 안고 나오니 내심 기분이 좋아 룰루랄라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와서 자신만의 개성으로 오지 약탕기에 연출을 해 꽂아놓은 조화의 자태는 넘넘 우아한 세련미에 "어쩜!"하고 찬사를 자아내게했다. 흰 백색과 엷은 핑크 빛의 어울림의 조화가 너무 예뻐서 입맞춤을 보내주었다.
부지런히 저녁준비를 하면서, 자투리천을 꺼내보며, 생각했다. 좀더 시원한 갈바람이 불어올 즈음에, 나 만의 개성으로 통치마를 예쁘게 만들어 입으리라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거울 앞에서 패션포즈를 잡아보니 거울속에 "나", 푼수가 해죽해죽 웃고 있었다.
나는 사 계절, 집에서 입는 편안타입의 옷들은 손수 만들어 입는 편이다. 우리집에는 나와 함께 세월의 흔적을 쌓아가고 있는 구형의 재봉들이 있다. 고령인 재봉들은 기력을 잃어서 바느질 땀이 매끄럽진 못해도 그냥 그런대로 잘 달래면서 박아나가면 예쁜 옷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다.
박음질 할 때마다 신상품으로 교채하고 싶은 맘 굴뚝 같지만, 옹고의 세월을 함께 동고동락을 했음인지, 미운정에 고운정에 나의 체취가 배이고 체온이 담긴 손때묻은 고령재봉들을 선뜻 내놓을 수가 없다.
몇 일 후에 AS를 맡겨서 분해청소를 하고 기름을 바르고 하면 아마도, 몇 해는 넉근히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재봉들의 묵은 먼지들을 구석구석 닦아주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