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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여 분노한 남편 사건을 보며 이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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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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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오는 밤 비는 내리고(셋)


BY 바늘 2001-08-29

오늘 나가면 내일(다음날 두시 근방~)퇴근하는 남편이 모처럼 오늘 나가서 오늘 들어왔다.

생각하여 되새김질 잘해 보면 참 재미난 말일 것이다.

모든일이 자신이 원하던 대로 잘 나가던 그런 때에는 술 한잔 해도 잔소리 굵은소리 없이 그대로 귀가하여 잠자리에 들더니 최근 힘든 고비에 서서 마시는 술은 꼭 귀가후 날 너무 힘들게 한다.

자신은 술이 거나하지만 맨정신에 있다가 그걸 받아야 하는 난 여간 곤욕스럽지 않기에 쇼파에 누워 내귀에 가시 처럼 거슬리는 말들을 한동이 쏟아 붓는 남편이 야속하기도 하고, 내팔자 운운하며 한탄도 나오고 뒤이어 눈물 마저 그렇게 똑똑똑...

자정이 다된 시간에 그래 나도 이러고는 못살어~~ 부글 거리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서울의 밤거리로 차를 몰았다.

낮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서울의 밤거리는 의외로 시원하고 창문을 조금 열고 달리니 용광로 같던 마음이 진정되는 듯...

술기운에 저러니 이해를 해야지 하면서
천사표 남편이었던 사람이었기에 본 모습이 아닐거야 하면서도 왜 눈앞에 마주한 난 속이 까만 재가 되어가는지 모르겠다.

막상 늦은밤 집을 나서고 보니 어디 갈곳이 딱히 없었다.

남들은 밤세워 하는 찜질방도 잘 간다는데 영 그곳으로 발걸음 하기도 그렇고 무작정 차를 몰아 가로등 켜진 거리를 쌩~~~

한적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휴~~~~~~~~

아무리 우겨봐도 어쩔 수 없는 저어기 개똥 무덤이 제집인걸~~~
나도 모르게 노랫말이 흘렀다.

좌판기 커피 한잔 뽑아 들고 차로 와서 겁은 많아가지고 문고리 내리고 그렇게 집나온(?)뇨자는 홀짝 홀짝 후르르 쩝~~

얼추 한시간 배회를 한것이다.

아파트 주차장으로 되돌이 하여 오니 주차할 공간이 이미 꽈악이라 차에 기어 풀어놓고 남이 세워둔 차 뒤에 이열 주차하고 들어오는데 늦은 밤, 밤마실에 놀란 경비아저씨 나오셔서 어디 다녀오시는 거여유~~~ 하신다.

언제나 성실하시고 부지런한 경비아저씨는 우리 동에 오래 근무하셨기에 우리집 사정도 잘 아셔서 나도 모르게~~ 아저씨~~애들 아빠가 예전에 안그러더니 요즘 술취하면 저를 좀 힘들게 하네요~~

아저씨는 그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마디 건네신다.

알지요 그양반 얌전하신 분인데 유~~~~~~
그럴수록 잘해드리세유~~~

좋은 양반?
그래 그런 사람일거야~~~
무거운 발걸음으로 딩동~~~
딸아이가 문을 열어준다.

남편은 그사이 소파에서 잠이 들어 꿈나라 몇번지를 걸어가는지 날아다니는지 그렇게...

에구구~~~
코까지 곯아가면서리~~

나 원참~~~~~~~~~~

잠 안오는 밤 내마음엔 또 다시 비가 내린다.

보슬비? 이슬비? 소낙비? 가랑비?

몰라 몰러 내마음 아무도 몰러~~~

이구구~~~~
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