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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일터(17)....짧은 영어실력으로


BY 동해바다 2003-04-23

때아닌 더위를 가지고 왔던 4월...

연일 내린 봄비로 땅위의 모든 더러운 것들을 씻기우고 스산함을 남겨주며 물러갔다.

 바람까지 불어 조금은 쌀쌀한 날.. 꾸벅꾸벅~~

오수를 즐기고 있을 무렵 웬 서양 꽃미남이 들어온다.

간혹 들어오는 외국인들에 이젠 무덤덤해진 그녀.. 안되면 손짓발짓 하면 된다는 약간의

용기도 생기게 되었다.

 

어서 오세요..... 블루진...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어데서 낯익은 얼굴 같다....

 

나 : 하이....대러티쳐....??

손님 : 티쳐? 야....티쳐.....노 대러...

나 : 아닌가.....유어네임.....대러?

손님 : 노....마이네임.....니.....(원 니나노인지 노나니인지....)

나 : 아임쏘오리.....

 

얼굴이 너무 비슷해서 우리아이들 다녔던 학원의 영어선생인 줄 알았는데 다른

학원의 선생인가 보다. 그 손님이 바지를 만지작거리면서 머뭇거리기에

 

나 : 칼라? 브라이트? 닥?...ㅎㅎㅎ(블랙진하면 될껄...닥이 머야....)

손님 : 닥.....(오잉 내말을 알아듣고 닥이라 하네...그려 병아리 아니구 닥이다...)

나 : 음......써리......(발음 조코...)

손님 : 써리 투.....

나 : 아...써리 투....오케이...

 

진한바지에 32싸이즈를 찾으니 없다... 대충 맞을것 같아 골라주니 갸우뚱 하더니

가지고 탈의실로 들어간다. 나오면서 손님은...

 

손님 : 음....굳.....

나 : 굳??

손님 : 싸이즈...굳.....칼라....노.....

나 : 아.....칼라....닥....노(블랙진이 읍따는 소리....에궁 심들어)

 

이리저리 거울앞에서 보더니 맘에 안드는지 다시 갈아입고 나온다.

 

손님 : 음.....땡큐.....

나 : 네.....안녕히 가세요..........

 

짧은 영어로 어떻게든 말해 보려하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가고나면 생각나는 말들.. 왜 외국인 앞에서는 생각이 나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글로 옮겨 적으니 매끄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얼마나 헤매었는지 모른다. 발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어떻게라도 부드러운 언어소통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전에 도서관에서 영어회화를 1년여 배운 적이 있다. 모든 언어는 활용을 해야만

늘 수 있을 터... 운전면허 역시 따놓고 보관만 하는 장농면허가 있듯... 배운것을 전혀

활용을 하지 않으니 어디 늘 수가 있나.. 아니... 배워 놓고도 사람들 앞에서 말할수

있는 주변조차 없어 아마 써먹지도 못할 것이다. 영어는 배짱과 용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실력이 늘수 있다고 본다. 훌륭한 영어회화 실력보다는.. 그런 배짱과 용기가

내게 주어진다면 좋을텐데.... 타고난 성격이 어디갈까........ 어설픈 영어단어를

사용하여 만약 바지 한장이라도 팔았으면 졸지에 내 언어실력 점수가 올라갈텐데...

 

원하는 바지가 없어 그냥 가는 서양미남.....

See you again...................

 

어둠이 서서히 깔리기 시작하는 그녀의 일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