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구경하면 이상하게도 왜 아줌마부대의 관광버스가 떠오는지.. 아마도 그 예전 우리 엄마가 그렇게 봄나들이를 즐겨 다녔었기에 그런가보다. 꽃구경을 가기 위해 애써 이곳 저곳 찾아 나선다는 것에 인색했던 난 집 근교에 있는 공원이나 아니면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며 보는 꽃구경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며칠전 모처럼 대전 친정식구들과 한자리에 모였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주말 우리는 대청댐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청남대 입구도 둘러보며 이곳 저곳 게으른 꽃들을 찾아다니며 식구들을 태운 석 대의 차들이 모처럼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도로 위에는 벚꽃들이 아직 지지 않은 채 흰 동굴을 만들어 놓고 봄비를 맞으며 우릴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다. 어쩜.. 이리도 아름다울까.. 참으로 눈부시도록 고왔다. 멀리 보이는 울긋불긋한 산은 분명 산이건만 내 눈엔 수채화 물감들을 짜놓은 파레트처럼 보였다. 그렇게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색으로 바람과 햇빛과 빗물이 화가가 되어 부지런히도 봄을 그리고 있었다. 동네 곳곳에서 자지러질 듯 흩어져 있는 배꽃은 마치 팝콘처럼 몽실몽실 탐스럽기만 하고 진달래며 철쭉이며 벚꽃들 또한 눈부시게 화려하기만 하니 잔치 중에 잔치는 꽃 잔치가 아닐런가 싶다. 연초록으로 가득한 산을 씻어주듯 소리없이 내리는 안개비를 보니 마치 신생아기 목욕시키는 것 마냥 그저 신비롭기만 하다. 인간사 모습 곧잘 계절의 변화로 많이들 표현하기는 하지만 역시 보고 또 봐도 참으로 인간과 자연의 모습은 너무나 닮은 모습으로 함께 하고 있었음을.. 비구름 얕게 내려앉은 산을 보고 꽃을 보니 순간 내 마음은 유명시인이 아니어도 시 한 수 읊어 볼 마음으로 입을 떼자 그저 귀에 익은 유행가 가사만 입가에 멤돌 뿐..... 안개비가 안개꽃처럼 내리던 그 날 온 천지가 꽃비되어 내리던 그 날.. 한 순간의 아름다움이 조화처럼 영원할 수 없기에.. 언제나 함께 할 수 없기에.. 그래서 그 날.. 잠시 피고 지는 꽃들이 그토록 눈부시게 아름답게 보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