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늦게 갑자기 남편이 해맞이 공원에 가자고 했다.
환호동에 크게 새로생긴 공원이다.
언제부터 가고싶었는데 항상 사람들로 붐벼서 방학 끝나면 가자고 해서
미루고 있었는데 남편이 가자고 했다.
우린 환호동으로 가면서 해안가쪽으로 난 도로를
쭉따라 드라이브도 하면서 집에서 출발한지 40분만에
공원에 도착,
주차장에 차가 많았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약간 붐볐다.
분수대 앞에서 애들은 떠날줄 모르고 분수대 사이를 다니면서
옷젖는 아이들 보고 즐거워하다.
테마별로 공원을 꾸며놓아 아이들 데리고 다니면서 설명해주면서
사진도 찍고 전망대로 올라가는길에 외국에서나 볼수 있는 넓은 푸른 잔디
광장에 하얀 풍차가 여러 수십개가 나란히 놓여 있어
정말 외국에 온 기분이었다.
여기서 또 찰칵,
아빠랑 애들이랑 장난치는 모습 찰칵,
전망대 가니 문이 잠겨 있어 그냥 내려왔다.
전통놀이 공원을 보고 야외공연장에서 뛰어놀다가
다시 반대쪽으로 쭉 내려오다가 애들이 다리아프다고 해서
벤취에 앉아서 이야기 하면서 또 찰칵,
그때, 남편이 아카시아 잎으로 피리를
불기에 애들이 신기해서 서로 가르쳐 달라고
아빠한테 다 매달린다.
그 모습이 정겨워서 또 찰칵,
1시간 반을 그렇게 걸어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저녁 먹으러 가자고 해서
우린 공원을 나와
효자 시장쪽으로 향했다.
식당이 밀집되어 있고 여러종류의 식당들이 즐비하기때문에.
그런데 차안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남편은 즉석에서 손으로 뽑아만들어 주는 왕손짜장면 먹고 싶다고 하고
애들은 돼지갈비 먹고 싶다고 하고
난 그냥 한식 먹으러 가자고 그러고 .
결국은 애들이 숫자가 유리해서 다수의결에 따라
우린 갈비먹으러 갔었다.
사람들이 많았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집에 오니 밤 9시가 훌쩍 넘었다.
애들 씻기고 모두 재우고나니 남편이 맥주 한잔 하자고 해서
냉장고 문을 여니 사다놓으 맥주가 하나도 없어
우린 가까운 포항공대 통나무집으로 갔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맥주잔을 기울이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1700cc짜리 하나에 훈제통닭을 시켜 남편이랑 간만에 오붓한 시간을 가졌었다.
남편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고민이 많았는데 집안에 안좋은 이야기라 여태까지
혼자서 끙끙 앓고 있다가 내가 자꾸 할 말 있으면 하라고
권하니까 털어놓았다.
진작에 나한테 그런이야길 했으면 서로 의논해서 해결할 수있는 일들이
남편 혼자서 고민해 왔는것.
시동생 문제,시누문제, ...
시동생이 무슨 가게를 할려고 하는데 돈이 모자란다고
시댁에다 돈을 천만원 정도 해달라고 했다면서
시댁에 돈도 없고 남편은 맏형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끙끙대고 있었나 보다.
나보고 어떻게 해야 되겠냐고 묻길래 난,
우리가 해주자고 선뜻 말했다.
시동생 나이가 서른이 넘었는데 장가도 안가고
모처럼 뭐 해볼려고 하는데 맏이인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면서.,
단 조건을 달았다.
이자는 안갚아도 되지만 원금은 달달이 갚으라고
했다.
그래야 책임감이 생겨 부지런히 일 할 거라고 생각하에서였다.
남편은 나보고 고맙다고 했다.
고마울거까지야 어차피 해줄거면 기분좋게 해주고 싶어서였지.
남편이 자기는 장가하나는 잘 갔다고 우리 마누라가 최고라고
날 비행기 태웠다.
진심으로 말하는것 같았다.
모처럼 남편과 대화다운 대화가 된것 같아 나도 기분이 좋았다.
여보! 이제부터 무슨 고민 있으면 같이 의논해요.
부부는 일심동체 마음이 하나로 모아질때 진정 부부간의 사랑이
더욱 빛을 발하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