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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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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BY whddlgkxm 2003-04-14

갑자기 숨이 막혔다
심장은 터질듯이 뛰어대고 입안은 바싹바싹 타올랐다
숨을 쉬기조차 힘들만큼 가슴은 조여오고 목이 조여왔다
평소 성격이 밝지 않은 면이 많은 나는 작은일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나쳐 버릴수 없을만큼 완벽하길 바라는 성격이 급기야 또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고 있다
남편은 청심환을 개어서 내 입에 넣어 주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슴을 잡고 난 울음을 터트렸다
숨을 쉴수 없다고,, 소리를 질러봤지만 더이상 숨하나를 쉴수 없을만큼
내 심장은 빠르고 힘들게 뛰어댔다
입술이 터지고 정신이 가물거렸다
귀에서 소리가 들릴정도로 혈압이 떨어짐을 느꼈다
남편은 나를 차에 싣고 서둘러 응급실로 향했다
혼미해지는 정신을 잡으려 난 남편의 손을 굳게 잡았다
지금 이 숨을 놔버리면 다시는 저 사람의 얼굴을 볼수 없을거라는 슬픈 생각들
이 나의 정신을 잡게 해 주었다
소란스런 응급실에서 가슴을 잡고 고통을 호소했다
산소마스크를 씌어주었지만 가슴의 통증과 목의 조여옴은 쉬지 않고 계속되었다
맥박을 재고 심전도를 체크하고 이런 저런 검사를 하고 거의 죽을만큼 나의 몸
은 엉망으로 변해갔다
혈압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얼핏들었다
남편은 곁에서 내이름을 불러주며 나를 안심시켰지만 숨을 쉴수 없다는,, 곧 숨
이 끊어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링거를 꽂고 안정제를 맞았지만 가슴의 통증은 여전했다
10여년전,, 그때도 이런 증상이 찾아와 나를 힘들게 했다
간혹 증상이 올때마다 병원에 실려간적이 여러번이었다
신경이 날카로와 생기는 병이라는것외엔 다른 진단이없었다
역시 이번에도 신경성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가슴이 답답해 눈물을 흘렸다
숨을 쉬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을 했다
의사선생님은 내손을 잡고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마구 해 보라고 나를 달래
주었다
마음속의 이야기,, 그것은 어떤것이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내 마음속 깊이 있는 그리움과 미움들이 뒤엉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보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앙금들이 지워지지 않은채로 내 곁에 머물러 나를 힘들게 하
는것이다
용서받아야 할 일들과 용서해야 할일들 모든일들이 내 기억속에서 나를 힘겹게
만드는것인가 보다
한시간여,, 고통과 싸우는 나를 지켜본 의사는 수면제를 투여하겠다고 했다
나는 거부했다
행여 잠들어 숨을 쉬지 못하면 난 죽는것이 아니냐고 하며 아이처럼 ?窄┰兀?
그러자 의사는 제가 아주머니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편도 곁에서 지
켜볼거니,, 안정하시고 조금만 주무세요.,. 라고 했다
강한 거부도 먹혀 들지 않고 나는 남편의 품에 잡혀서 주사를 맞았다
얼마간 잠에 들었는지 모르고 깨어났을때 남편은 나를 안은채로 가만히 침대에
있었다
눈을떠 남편에게 "나 살았네요,", 하고 말을하자.. 아이처럼 편안히 자는 당신
의 모습 보면서 내가 참 많이 잘못한 부분이 있었구나 하고 반성했다고 말해주
었다
그의 말을 듣고 나는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그로 인해 생긴것이 아닌 이 증상을 그에게 고민하게 하였으니 미안할 뿐이었다
링거를 맞고 조금 안정을 취하고 일어나 집으로 가도 좋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일어났다
고통에 지치고 독한 약에 취한 나는 걸음을 걸을수 없을만큼 어지러움을 느끼고
그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약에 취한 나를 남편은 아이를 보듬어 업듯 가만히 업고 병원문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오는길 차안에서 ,,
한동안 나는 말을 할수 없을만큼 허탈함에 빠져 차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있었

서러움이 밀려오고 내 자신의 나약함이 싫었다
남편은 내손을 꼭쥐고 이야기 했다
"여보,,, 미안해.
호강시켜주지도 못하고 매일 마음아픈일들만 생기게 하고
남자로써 당신하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 다 용서하고 이제 나를 지켜봐줘
하나하나 일들 처리해서 당신 웃음짓게 만들어 줄께
당신 눈에 눈물 없게 하고,, 당신 한숨 다시는 짓지 않게 할께
그리고 당신 답답한 마음 생기지 않도록 내가 잘할께 여보,, 나 용서해줘"
마음이 아팠다
내 성격때문에 생긴일들을 그에게 부담을 준 내가 싫었다
집앞에 차를 세우고나서 남편은 나를 다시 업고 집으로 향하면서 이야기 했다
"여보,, 내가 당신을 참 많이 사랑하나봐.,.
병원에서 당신이 혹시 잘못된다고 상상하니까 숨이 턱 막히더라구
조그만 당신이 아파서 힘겨워하는거 보니까 내가 해줄게 아무것도 없다는게 못
견디게 마음아팠다.. 그래서 난 앞으로 당신 쫄병으로 살아갈래,..
당신이 시키는건 다하고 당신 아푸지 않게 내가 대신 다 아플래...
알았지 꼬맹아? 사랑해 여보...."
대문앞에서 본 밤하늘은,,참 이쁘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남편등에 업혀 바라본 하늘은 이세상 어떤 보석보다 멋진 사랑의 그림이었다
몸이 아파 지쳐있었지만, 이미 다 나은듯 내 마음과 몸은,,, 개운했다
오늘 하루 지치도록 힘겨웠지만 다시한번 남편의 사랑을 느낄수 있음이 감사할
뿐이다
여보,,, 고마와요
나 이제 아프지 않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