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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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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줌 마


BY 올리비아 2003-04-11

우아한 포즈로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주방쪽을 향해서 콧소리 내어
가정부아줌마를 부른다.

"아~?마아~ 커피이~"

................


티브속에 나오는 그장면을 보곤
나..부러움의 탄성을 질러본다.

"캬~부럽따!"

옆에서 함께 티브를 바라보던 남편이
가재눈을 하곤 나를 째려본다.

분명 작은눈에 흰자가 더 많이 보였다.
그렇다고 뭐..내가 기죽냐고~ㅋㅋ

"쟈갸~내가말이야..결혼전에 꿈꾸던 결혼생활이 바로 저거였떠"
"ㅡ,-+........"

"아줌마~하고 부르면 다 해결해주잖아.."
"그래서?"

"그래서는 무슨 그래서야..걍 구렇다는 야기지.."
(알면서 물어보긴..칫~ㅡ,-)

결혼전 엄마는
내 기다란 손가락을 보며..

"에구~손가락은 길~~어가지구 게을러 터져서는~"

헉@ 아니 왜 내 이쁜손에 모멸감을..ㅜㅜ

당시 어른들은 손이 짧고 통통해야만
맏며느리감이라는둥 살림을 잘한다고 말했다.

그런 근거없는 이유로 난 늘
나의 삐적마르고 기다란 손가락은
늘 비난의 대상이었다.

어느날 엄마의 심부름을 하지않으면 그강도가 더했다.

"저렇게 게을러터져서는 시집가서 살림을 어떻게 할런지원~ 쯔쯧"
"칫~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아줌마~부르고 살면 되지뭘..흥!"

그렇게 심퉁스럽게 대답하던 나..
비록 영화속의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그런 꿈을 가지며
우아하게 살리라
아이도 많이 안낳고 하나만 낳아
자기투자하면서 아줌마~를 부르며
살겠다고 다짐했던 나.

이랬던 그녀가!!-_-;;

오늘날 나..
누가 아줌마~하고 부르면
센서등처럼 입김만 불어도 고개돌려
확인사살하듯 확실히 대답한다...

"부르셨어요??" 어흑~ㅠㅠ

하나만 낳겠다고 다짐했던 아이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명이나 태어나
나보고 엄마라고 부른다..ㅜㅜ

(남편도 을매나 극성스러운지..쩝,,ㅡ,ㅡ)

철없는 시절 꿈에 그리던 나의 모습을
어느날 그렇게 티브속에서 보자 왠지 심통이 났다.

이구..저런 여자들은 어디에 복이 들었는지원..

그렇게 티브를 보는둥 마는둥 앉아있는데..
밤잠없는 바지런한 막내딸 녀석이 여기저기
어지른 거실바닥을 앉은자리에서 훔치며

쓰레기통을 찾자 저만치 앉아있는
남편옆에 쓰레기통이 보인다.

나 순간 티브속에 주인공 여자처럼
콧소리로 우아하게 남편을 불러본다.

"아?씨~~고기 쓰레기통좀 갖다줘용~~"^^*
"헉@..."

울 벤댕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할수없떠!! 나 아줌마 부를 형편은 못되니깐 아저씨라도 부르고 살껴~"

벤댕이가 이젠 기가막힌지 웃는다.
"그래~~ 너 맘데로 해라~~^^"

그리곤 쓰레기통을 눈앞에 턱 던지듯 갖다준다.

"이런 불손하긴..이래서야 어디 아저씨 부려먹겠나!!"

이젠 시대가 변한만큼
가정부 아저씨도 괜찮은 세상이야..

"쟈기야..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해..알쥐? ㅡ,-.."

대답도 없이 날 무시하는 남편을
다시 한번 앙증?맞게 불러본다.

"아?씨이잉~~~^^"
"또 뭐야!!"

"코~피 한잔만 갖다 줘용~ 호호^^*"
"밤에 커피마시면 안돼!"

"윽~무슨 아저씨가 말대답이 그렇게 심하냥~복종의 미를 모르는구먼"
"야~시간이 몇신데..@#$#궁시렁궁시렁.."

에휴~~됐네됐어~
고집 센 나이먹은 아저씨
정말 부려먹기 디따 힘드넹.칫~.ㅡ,ㅡ

그래..말자말어!!
내 손으로 해묵고 말지!!

사실말야 나도 이짓
성질급해서 못해 묵겠당..ㅎㅎ..


역시 난..
아줌마가 딱..

체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