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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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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를 맞았네


BY wynyungsoo 2001-08-23

입추를 보내고 처서를 맞으니...
정녕 결실의 계절임에 마냥 풍요롭고 풍성함의 느낌에 뿌듯해옴을...황금들판의 겸허함의 미소들은 갈바람에 실려 좌 우로 왈츠를 추며 곡식창고 입주 준비에 분주하니...

봄 내 여름 내, 잠시 쉴틈도 없이 동부서주하며, 내 새끼인양 음으로양으로 보살피고 다독이며 키워온 결실들을 바라보는 농심들의 눈가엔...뿌듯함과 환희의 은구슬이 초롱초롱 맺혀있고...

해마다 고추를 갈빛 땡?餠?말리면서 월동준비 양념을 장만하다가 번번히 예고없이 다녀가는 장대소낙비에 빼앗겨 실패를 한 기억들에...속상하고 아까움에...

"갈비는 장인수염 밑에서도 잠시 쉬어간다고 한다던데"...
갈에 웬 장대비??...

매번 고추말리기 작업실패가 안쓰러웠음인지..., 밭 농작 어르신께서 매년 말려다 주심에 송구하고, 감사하기 그지없음을...

가을에 들어서서...처서를 맞으면...밑 반찬 거리로 말릴 것도 많고, 저리고 재어서 차곡~ 장만해서, 예쁜 오지항아리에 담아서 서늘한 광 속에 잠재웠다가 깊은 겨울 백설이 휘날리는 엄동에...

한 가지씩 꺼내서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해 밥상에 올리면...
밥상의 푸짐함과 영양면의 미소가 식구들의 건강에 쨍 하고 활력을...
남 녀 노소 불문하고 입이 즐거우면 거기에서 더 금상첨화가...

건강이 허락하면 그래도, 꽤 살아 볼 만한 세상이 아니던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