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5일~6일 이틀 연휴동안 남편이랑 꽃구경 다녀왔습니다
♣화개장터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말 하동사람 윗말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
......
전라도쪽 사람들은 나룻배타고
경상도쪽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경상도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가
오손도손 왁자지껄 장을 펼치네
......
예전에는 삐걱삐걱 나룻배를 타고 건넜다는 섬진강을
개통은 했지만 공사가 덜 끝난 남도대교로 건너
김동리 소설 '역마'의 무대이기도 한 화개장터에 갔습니다
대장간, 엿장수도 보이고 산나물, 녹차, 도자기등을 팔기도 합니다
주막도 있고 국밥집, 재첩국집, 도토리묵등을 파는 곳도 보입니다
♣쌍계사 십리 벚꽃길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섬진강의 지류인 화개천을 따라
그 유명한 쌍계사 십리 벚꽃길이 펼쳐집니다
벚꽃잎은 눈처럼 하늘하늘 지고
마주보면 그이 얼굴에도 내 얼굴에도 꽃그늘이 집니다
소복소복 쌓여있는 벚꽃잎을 밟으며 걷노라면
아삭거리는 꽃잎의 느낌이 발끝에 전해져서
마치 극진한 대접을 받은듯 황송해집니다
♣선암사
이번 여행이 다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곳을 꼽으라면
조계산 자락에 있는 선암사를 꼽겠습니다
선암사 초입에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가을 단풍이 유명한 이곳에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의아했는데 들어가보니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벚꽃 중에서도 수양버들처럼 늘어지는 가지에 핀 벚꽃,
매화, 진달래, 목련등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는 봄꽃들이
빛바랜 단청과 대웅전 처마밑을 스치는 맑고 고운 풍경소리와
어우러져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려줍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만다라' '임꺽정'등을 이곳에서 찍었다네요
사진작가들이 저마다 카메라를 세워놓고 앵글을 맞추는 이곳에서
나도 화폭을 펼쳐놓고 한나절 수채화 한폭 그려보고 싶은 곳입니다
특히 같은 나무에서 빨간동백, 하얀색에 빨간줄무늬가 그려진 동백이
같이 피어나는 동백나무는 참 신기합니다
빨간풍선, 하얀색 바탕에 빨간 줄무늬가 그려진 풍선을
같이 매달아 놓은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선암사에 가시면 볼일이 없어도 해우소에 꼭 한 번
들러봐야합니다
볼일 보러 들어가신 경상도 아주머니들이 다 그냥 나오십니다
"우야노, 다 뷘다..." 이러시면서...
♣낙안읍성 민속마을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평지의 마을을 장방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옛읍성으로 성안에는 108세대가 현재도 살면서 옛날 우리 선조들이
살아왔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동요 '고향의 봄'의 배경 같습니다
노래 가사 그대로 담 너머로 수줍게 얼굴은 내미는 꽃 사이로
옹기종기 초가집들이 모여있습니다
이곳에서도 '허준' '춘향뎐'등의 촬영이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