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듬이 핀 구절초를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선 것 같군요.
가을빛을 옆에 끼고 피어난 꽃을 보니
가을날 들녘에 보이던 어느 여행지가 있었나?
다시 한번 옛날을 더듬어 보았지요.
여름은 보내지 않았지만 떠나려 준비중임을 알아요.
진짜론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서럽다고 눈물 찔끔거릴까봐 안그런척 해야지요.후후후...
여름은 참으로 긴 듯해도 고집이 센 듯해도
서서히 자신의 고집을 버리려고 애쓰고 있음도 알아요.
가을은...
들국화의 계절이예요.
구절초는 흰색으로 피고요.
쑥부쟁이는 보라색으로 피고요.
김용택님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산국은 노랑색으로 피지요.
이 모든 걸 통틀어 들국화라 한다지요?
아마도...
겨울이 오는 문턱까지 피고 지고 또 피는 들국화.
9월...
가을로 접어들 때 호수공원에 산책을 가면,
하얀 원피스 갈아 입은 구절초가 바람끝에 치마자락이 훌러덩 훌러덩 날리구요.
연보라색 쑥부쟁이가 벗되어 같이 서성거리구요.
샛노란 산국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다리고 있지요.
가볍게 차를 타고 들녘으로 다가서면 어디서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
잔 바람에도 고개를 설레설레 올레올레 흔드는 꽃....
고 이쁜것이 바로 나 들국화여유~~~~~~~~~~~
산냄새 물씬나는 산골아낙 같은.
시골장터에서 흔히 보는 푸성귀 같은.
꽃잎이 작아 시들어 떨어질 때 파사삭 흩트러지는...
구절초를 보니 가을하늘이 보고싶어요.
하얀잎자락을 보니 하얀 원피스 입었던 지난날이....
보고싶어요.
가을을 이고 살아가는 들국화.
세월의 고단함을 이고 살아가야하는 그런 친구...
친구도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