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날씨가 넘 좋아서.. 갈데도 없으면서 괜히 딸아이 손 잡고 시장 한바퀴 빙~~ 돌고 들왔습니다.
딸기타령을 하길래.. 마침 누가 온다고도 했고.. 그래서 딸기 3근이랑.. 누가 와야만 먹는(과시용^^)오렌지도 사왔습지요. (ㅋㅋ 우리는 오렌지를 과시용으로 먹져.. 누가 왔을때만.. ㅎㅎ)
손님들이야 먹는 척만 하다 갈거고... 남는거 다 저랑 울 애들 차지.. 히히 신나여..
울 신랑은 냉장고에 쐐주.. 맥주가 그득하면 좋아서 벙글 벙글.. 저랑 애들은... 과일 많으면.. 벙글벙글..
시장엘 갔더니 옷가게 하나가 망했나 봅니다.
그 자리에.. 한번 신나게 팔고 가버리는 옷장사가 들왔어요.
싸고 좋다고.. 아줌마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꽉찼더군요.
모자가 딸린 이쁜 점퍼 하나 점찍어 놓았는데.. 어쩐일로 싸이즈가 아주 저에게 안성마춤이네요.. 우쒸.. 군데 색깔이 제가 고른색만 없네요.
뭐~~ 그럼 그렇지.. 내 입에 맞는 떡이 있을턱이 없지..
포기하고 나서.. 은행에 가서 내 돈 맡긴거 내놓으라는 쪽지 써서 통장이랑 디밀고 기다렸습니다.
제 바로 옆에서 수표랑 주민등록증을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내밀더군요.. 가재미 눈을 하고.. 몇살일까... ..
...
헉?
어라? 나랑 동갑이네?
66년.... 그럼 38살인데....
군디.. 왜저리 늙었누?
아무리 제가 착각에 휩싸여 살고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있다해도.. 그 아주머니 보다 10년은 어려보일거예요.
머릿속이 허옇게 다 들여다 보이구.. 염색으로 감춘 흰머리도 뽑을 만큼 많더라구여.. 뭘 하고 살았기에 저리 늙었지?
괜히.. 좀전에 맘에 드는 옷 못사서 심통났던 기분이 봄 눈 녹듯 사르르 사라지고..근원을 알수 없는(?) 이상한 자신감이 가슴 가득 빵빵히 차오르는걸 느낄수 있었답니다.
구래.. 이나이에 내가 내세울수 있는게 하나도 없으니.. 나이보다 쩜 어려보인다는 그 자만심(ㅋㅋ) 믿고 살자!!
저처럼 집에만 있는 전업주부님들.. 날씨좋은데 갈데 없다고 한숨만 쉬지 마시구.. 볼일 없어도 한번 휘~~ 동네 한바퀴 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