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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8

징크스


BY 아리 2003-03-25

아침 일찍부터 엠피의 음악을 듣고 있다 .

무언의 공유와 유언의 공유 ~~

늘 음악이 주는 무언의 암시 같은 게 나를 괴롭히던 시절이 있었다

음악을 지나치게 좋아한 나머지

늘 전등보다는 전축을 먼저 켜고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마음에 드는 음악은 길가에

나를 세워 놓기 일쑤였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스프링 섬머 윈터 & 훨 이노래를 들으며

음악에 대한 나의 징크스를 더듬어 낸다 ..

비는 내리고

나 혼자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언제 먹어도 상관이 없다 ...~~~~

모든 우연적인 상황을 음악으로

점을 치듯 ...징크스로 받아들이던 시절이 있었다 ..


이 노래를 들으면

오늘은 그 친구를 못 만나는 암시 같은 게 여지 없이 목에 걸려

최면에 걸리듯 약속은 깨어지고

나는 그걸 거부하는 몸짓을 갖곤 했다 ..

무척 좋아하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그 순간 다른 쪽으로

다이얼을 돌려버리곤 했던 ...


조카커의 'Bird on the wire '이노래를 들으면

아주 ..헤어짐의 가정이 여지 없이 작용하고

나는 그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이별의 아픔을 경험해야만 했다 ..




사람에게는 Feel 이라는게 정말 있는 건지 ..

'感' 이것이 사람을 옭아매는 쇠사슬 같은 느낌이 ...


그 징크스나 쇠사슬같은 느낌은

사실 음악에만 국한 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과 갔었던 카페나 레스토랑의 성냥을

무의식 중에 사용할 기회가 생기면

꼭 그 누구와 연관된 만남이나 전화까지 연결되는

소름끼치는 우연을 경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치

주부들이 청소를 깨끗이 하고

저녁 반찬을 많이 만들어 놓으면

꼭? 신랑이 늦게 들어오더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처럼 ..


친한 친구는

우연히 벌어진 상황에 대해 운명적 일치를 강조하는

나의 모습이 맘에 안든다는 충고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나는 점점 더 그 징크스에 옭아매지곤 했다


실례로

친한 친구와 분명 서클 룸--동아리 방에서 만나기로

철떡 같이 약속을 하고도

무심결에

강당쪽으로 걷고 있으면

친구는 정경대에서 수업이 끝나고

그 강당쪽으로 걸어서 나와 만나거나


학림 다방에 약속을 하고

학사 다방에 앉아 진을 빼고 시간을 버리어도

나는 그 무언의 암시나 징크스가 드러맞는 다는 사실 하나로

결코 슬퍼하거나

화를 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나는 지금 학사에서 아프로 디테스 차일드의 노래를 듣고 있다....'




지금 나이 마흔 다섯이 되어 모든 것이 안정되고 편안히 되어

신랑은

내게 늘

"한팔자 피셨어 ..한팔자 ..~~"

하고 핀잔아닌 핀잔으로 나의 게으름을 비웃어? 주지만

그 어떤 것도 예민하게 받아들이지도 않고

그저 무심히 일상을 받아들이곤 하는데

또한, 나를 그리 옥죄던 징크스나 영감도 사라진 듯한데 ..

그것은 일종의 자기 암시나 자기 최면은 아니었는지


나에게 있어 꿈은 더욱 그랬는데

그렇다면 운명적인 예언이나

신이 내렸다는 무당의 말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는 건지

인간이 나약해질수록 그런 것에 의지해 간다는데

이 아침 갑자기 그런 것들이 궁금해진다


다만 근신의 의미로

가족들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하는 조그마한 배려 중의 하나는

누구도 미워 하지 않고?

험담을 하지 않는 시간을 지키기 위하여

혼자의 시간을 오래 갖어 볼 때가 있을 뿐이다

그 혼자가 너무도 좋아서

길을 아끼며 걸었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 나는 아줌마가 되어 이웃의 친구가

새로 사온 탁자가 이쁘다고

차를 마시러 오라하면

어떤 것도 잊고 차를 마시고

그 좋아하던 음악들도 때로 소음으로까지 느껴질 때 조차 있다


시간은 이렇게 가고 있다 ..

계획을 세우던 세우지 아니하던 ..

이제 아침을 먹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