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한다.
이 세상에 여자는 여우와 곰 두 부류가 있다고.....
난 그둘 중 어느 부류에 속할까?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순간 재빠르게
내가 어디에 속할까 생각해 보니
역시 난 곰이지 싶다 .
요즈음은 특히 여우가 환영받는 세상인 것 처럼 말들을 한다.
난 아직 나의 이런 곰 같은 구석에 대하여
스스로 자신없어 하거나 결코 위축되지 않으며 살고 있으니까....
몇 십년을 그리 살면서도 난 그런 나를 여우화 시켜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진 않다.
사람들은 말한다.
여잔 곰보다 여우가 낫다고.....
아마도 누가 곰같은 마누라 때문에 속을 썩었거나,
남의 집 여우 같은 마누라가 꽤나 좋아 보여서
그런 말을 만들어낸 건 아닐까?
여우에게도 한계는 있다고 본다.
사특하고 간괴한 꾀로 재빠른 계산을 해내는 점이
그것일 테지....
그런가 하면 분위기를 띄울 수 있고,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즐 수 있는
밝은 면을 가지고 있음을 그리 말할 수 있겠지.....
다만 여우의 이면에 숨어 있는 혹 간사한 두 얼굴만 조심한다면
여우로 세상을 사는 건 어?든 여러 가지로 편리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다.
곰은
언뜻 보면 좀 답답해 보이고, 산뜻한 맛은 없을지 몰라도
진중한 속으로 늘 한결같고 좀 조용한 면이 있는 거 아닐까?
좀처럼 속내를 잘 드러내진 않더라도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직하게 세상을 살아낸다 하여
사람들은 쉽게 곰이라 하지
하지만 곰은 자신을 포장하려 하거나
이렇게 저렇게 다른 말로 과장하지도 않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난 곰에게 더 정이 간다.
아마 내가 곰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우가 곰의 속을 모르듯
곰도 여우의 말을 미련하게 모두 믿지 않는
세상일 수도 있음인데....
세상을 살면서 재빠른 꽤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너무 빨리 파악해내는 게
여우라면.....
그 모든 걸 알고 있어도 아는 체 하지 않고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자신을 숨죽여 희생할 수 있는 게
곰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기분이 별로 인건
왜 여자에게 여우와 곰을 대입시키는 걸까?
여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색을
나름대로 간직하고 사는 것일진대......
다만 그들이 그런 말을 할 때 나는 내 나름대로의
견해로 나를 정리해 볼 뿐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말은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난 내 자신조차 곰과 여우의 두가지 면이
분명 동시에 내 속에 교차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
여우가 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곰의 이미지를 다시금 설명하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누구나 곰으로 살던, 여우로 살던
그 자신만의 자유스런 선택으로
살 권리가 있다는 말은 꼭 하고 싶다.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아주 다른 삶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올곳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시시 때때로 변하는 세상을
잘 살아 내는
하나의 방법일 테지.....
여우가 아무리 환영받는 세상이라 해도
곰은 이미 곰의 좋은 점에 대하여
어느만큼의 자신감으로 살고 있기에
여우의 물을 억지로 들이고 싶진 않은 게다.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여우는 여우대로
곰은 곰대로
다 세상 사는 맛이 다르니까
그냥 그리 살자고.....
그렇다고 여우와 곰의 좋은 점만을 가려
곰도 여우도 아닌
완벽한 인간은
왠지 숨이 막힐 수도 있으니까.....
우리 집에서 이런 나의 곰 같은 면이
여우로 바뀌는 일에 대하여
행여 기대를 하고 있을 진 모르겠지만
아마 그런 일은 없지 싶다.
그건 내가 세상을 살면서
여우가 풍겨내는 모순을 너무도 많이 보아온 탓일까?
아님 세상의 때가 그만큼 묻어 있는
이미 곰일 수도 없는
사람이기 때문일까?
하옇튼 난 여우는 되고 싶지 않다.
그냥 나는 곰도 여우도 아닌
나로 살고 싶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