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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에 퇴근이니?


BY 바늘 2003-03-21

다음주 새로운 업무에 일을 맡게되어 자격증 취득이 필수라 이번주 수차에 걸쳐 강의를 듣고 있다.

물론 오전 시간에는 영업TM을 하고 오후 시간대에는 졸리운 눈 비벼 가며 교재와 번갈아 문제 예상 풀이 공부를 하는데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처럼 그래도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여라~

새로운 업무의 시작에 늘 잊지않고 나를 불러 주는 것이다.

위에 관리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내 영업 스타일은 항상 적극적이고 상품에 관한 이해도가 빠르기에 성공적인 결과치를 얻는다는 평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오늘도 전날과 같은 시간대에 교육을 받고 있는데 진동으로 놓았던 폰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뜻밖의 전화!

남편이었다.

몇시에 퇴근이니?

갑자기 서먹함이 맴돌았다.

응 6시야~

그러면 회사근처로 내가 갈께 알았지?

몇일전 사건(?)이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퇴근후 보잔다.

서둘러 퇴근후 약속장소로 나갔다.

작은 카페에 커피내음이 진동했다.

이런 만남이 얼마만인가?

자상함이 늘 베어나던 남편은 퇴근 시간후 자주 전화를 걸어 집에있는 나를 불러내곤 했었다.

술한잔 하자~~ 맛난것 먹자 ~~

때로는 언제인가 이곳에 글로 흔적을 두었지만 퇴근후 나이트 클럽에도 가자하고 어쩌다는 아이 선생님을 초대해 저녁도 함께 들면서 곰살맞은 아빠의 자리도 지켜 나가던 사람이었다.

그런 남편과 세월의 강넘어 오랫만에 마주한 상면은 왜그리 쑥스럽던지...

밍숭 밍숭 커피를 홀짝이며 마시다 남편의 얼굴에 삐죽이며 자란 수염이 눈에 거슬림으로 들어왔다.

깔끔하던 남편의 모습에만 익숙했기에 그런 모습을 보자 나는 얼른 잔소리부터 건네게 되었다.

아니 그게 뭐야?

아휴~~

남편은 뭐 어떠냐며 아침 일찍 일이 시작되다 보니 그랬단다~~

시간이 조금씩 흘러가며 남편과 나는 서로의 최근 상황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언제나 처럼 자신을 믿어주기를 바라며 정확한 기약은 안되지만 우리 가족이 화목하게 다시 살거라는 희망을 갖고 그것을 이야기 했다.

그때 고3 딸아이가 마침 모의고사가 있었기에 학교에서 일찍 파하여 친구네 집이라며 연락이 왔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있다니 너무나 기뻐하던 딸아이는 금방 발걸음을 하였다.

딸아이는 아빠를 보자 싱글 벙글 좋아라 하며 간만에 모였으니 스티커 사진을 찍자는 것이다.

진작부터 아빠와 엄마와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마침 너무나 잘되었다면서 서두르기 시작했다.

스티커 기계앞에 서서 이런 저런 표정을 지으라는 딸아이 주문에 맞추워 사진을 찍었다.

사진속에 남편도 나도 억지로였는지 모르지만 미소를 머금은 채로 찍혀져 있었고 딸아이는 기쁨의 미소가 역력하였다.

행복하고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일순간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네모안에 담겨져 있었다.

비록 그 순간 그때만이었는지 모르지만 말이다

살다보니 참말로~~~

에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