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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불구경처럼...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음 안타까울 뿐이다.


BY 박 라일락 2003-03-21

강 건너 불구경처럼...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음 안타까울 뿐이다. 강 건너 불구경처럼...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음 안타까울 뿐이다.


몇 년 전인가 확실한 날짜는 잊어버렸지만.. 그날은 수협중매인 부부모임이 있었다. 일년에 한번쯤 야외로 나가서 직접 양은솥 걸어놓고 남정네들이 직접 밥도 짓고 개울가에서 잡은 물고기로 얼근하게 추어탕도 끊여서 대포 잔 걸쳐서 포식하면서 그 날 만큼은 삶의 힘들어함과 속세의 복잡한 생각이랑 잊어버리고.. 서로가 권하는 한잔 술에 인생을 만끽하는 그런 날이었다. 장소는 집에서 좀 떨어져 있는 산새 좋고 물 좋은 숲이 깊은 골짜기 달산 개울에서 놀이마당을..... 멋 떨어지게 놀고 해가 서산을 넘어 갈 무렵 한잔 술에 기분 좋게 귀가를 하였더란다. 그런데 ... 현관문을 열자마자 토끼 같은 우리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울었는지 두 눈이 토끼 눈처럼 빨갛게 해서랑 “엄마 아빠 으앙~“하고 가슴속으로 왈칵 파고든다. 자기들 끼리 남겨두고 나들이 간 우리 부부는 너무 당황하여 무슨 일인가 싶었고.. 그 이유를 자근자근 물었더니.. 한여름 오후에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아나운서가 “지금은 실제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상공에 북한전투기가...“ 매스컴에서 긴급 보도를 하더란다. 어린것들 생각에 전쟁이 정말 터진 줄 알았고 엄마 아빠도 못 보고 영원한 이산가족이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럽고 무섭더란다. 저희들끼리 서로 끌어안고 어떤일이 있더라도 절대 헤어지지말자고 다짐하면서 울고 또 울었단다. 그 무렵 이산가족 찾기가 한참 붐을 타고 있었으니.. 그 난중에라도... 큰 딸아이는 맏이답게 동생들에게 잘못하면 놓치니깐.. 서로 양손을 꼭 잡고 언니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명을 내리더란다. 라면 몇 봉지도 비상양식으로 가방에 챙겨 넣고 각자 가지고 있던 용돈도 다시 확인하고.. 물론 우리부부는 산골짜기에서 그 뉴스를 접하지 못했으니 당연 아무것도 몰랐고.. 아휴..불쌍해라. 잠시 순간만이라도 어린것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을까 생각하니 저희들끼리 남겨두고 어른들만 즐긴 나들이가 부끄럽기 짝이없고.. 에라! 몹쓸 엄마 아빠였구나... 가슴이 아리고 찡하였다. 그 날 저녁 뉴스에서... 북한에서 귀순용사가 미그 전투기를 몰고 귀순하였다고 하네. 우리 아이들뿐 아니라 그 순간 ... 그 아나운서의 뉴스를 접한 국민 대다수가 놀라서 당황을 했다고 하니.. 홀로 집에 남아 있던 동심들이야 오죽했어라..싶었다. 만일에 아나운서 말처럼 실제상황이라서 전쟁이 일어났다면 우리가족은 이산가족이란 한 맺힌 멍에를 가슴깊이 안고 부모형제를 찾으려고 안타깝게 살고 있을지도.. 생각만해도 끔찍스럽다. 아직도 내 평생 잊지 못할 가슴 아픈 추억으로 남아있다. 중동이란 사막땅에서 지금.. 이리크란 나라가 자의(自意)도 아니고 타의(他意)에 의해서 전쟁이란 이름으로 불꽃바다가 하늘에서 원을 그리고 있다. 약육강식!(弱肉强食) 먹이사슬이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강 건너 불구경처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음. 안타까울 뿐이다. 강 건너 불구경처럼...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마음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