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이 세상의 전부 보다더
내 목숨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내 그 남자를 사랑하던 그 순간
하늘의 절대자가 내게
그 남자를 사랑하는 댓가로
제 목숨의 절반을 달라고 했다면
전 제 목숨 전부를 주었을 겁니다.
여름에도 우리는 덥지를 않았습니다.
겨울에도 추운줄을 몰랐으니까요.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꽃이 피고 스러져도
우린 언제나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사랑이 있는 우리에겐 아름다운 날만이
언제나 언제나 함께 했으니까요.
이제 그 남자와 난
여자와 남자가 아니라 남편과 아내로 살고 있습니다.
제겐 그 남자가 아직도 남자인데
그 남잔 제가 여자가 아닙니다.
그저 붙박이 가구마냥 한자리에 있는
아이들의 엄마이고 누군가의 아내이기만 합니다.
우리 다시한번만 연애해보자고
제가 우리 그남자에게 말해보았습니다.
우리 그 남자
너 심심하면 청소한번 더하고
애들 한번 더 챙기고
그래도 정 심심하면 낮잠이나 자라
그러더군요.
사랑이 무엇인지 아예 몰랐다면
사랑을 처음부터 내게 주지 않았더라면
당신의 사랑속에서 꽃 피우고 열매맺은 사람인데
이제와서 무덤덤히 살라고 합니다.
꽃이 아니라 바위로 살라고 합니다
아내라는 사람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걸
온몸으로 거부하려고 합니다.
그냥 살자
그냥 살아보자
이제는 그래도 된다고 합니다.
같이 산 세월이 있어서
앞으로도 같이 살아갈 세월은
그냥 물 흐르듯이 그렇게 흘러가리라고
내 남자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를 돌아보지도 못합니다
아내라는 이름으로 묶어놓았으니까요
풀러버리고 홀로 서지도 못합니다
그러기엔 그 자리에 서있던 시간이
너무나도 길었으니까요
한 번 맛본 사랑의 감미로움은
이제는 고통이 됩니다
마약같은 이 사랑의 고통은 사랑만이 치유할텐데
내 남자는 엄마로 아내로만 살라고 합니다
사랑을 받았었지만
지금은 사랑이 아닌 정으로 살고
정만으로는 어쩔수 없는 여자의 이 간사한 마음은
오늘도 치유되지 않는
사랑의 열병에 가슴앓이를 해가며
후천성 사랑결핍증 환자가 되어서
오늘도 치유약을 찾아서
맴도는 영혼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