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들은 초등학교 1학년이다.
1월생이라 다른애들보다 다소 어눌한 구석이 있는듯 하여 은근히
학교가서 치이지나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의외로 잘 따라가는것 같아
저으기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한달전쯤인가 느닷없이 "엄마 휴대폰 나 주면 안돼요?"
하길래 "어린애가 웬 휴대폰이야?"하니까
"내 짝은 휴대폰, 진짜 휴대폰가지고와서 전화도 하고 그러는데..."
볼멘 소리를 하길래 한마디 따끔하게 야단치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후 유무선 전화기를 샀는데 그 무선전화기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있을만한데는 다 찾아도 보이지가 않아서 작은애(3세)에게 혹시 전화
기 어떡했냐고 물으니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한다.
어린애말을 믿을수가 없어 그냥 집안 어딘가에서 나오겠지...하고
웃고말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들놈 가방에 저금을 챙겨넣어주려고 가방 앞 지
퍼(잘 안 열어보는 지퍼)를 열었더니 그렇게 찾아헤메던 무선전화기가
그기에 얌전히 들어있는것이었다.
순간적으로 기가차서 웃음이 나오는걸 간신히 참고 아들 모르게
꺼내놨는데 아직도 아들은 그걸 꺼내놓은걸 모른다.
어떻게 해야할까?
모르는척 그냥 둬야하나?
왜 가져갔는가 추궁을 해야하나?
아뭏던 그 무선전화기 찾느라 온 집안을 뒤적거리고 애꿎은 저희동
생을 다그치는데도 눈하나 꿈쩍안하고 시침 뚝따고 있던 저의는 무얼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