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아줌마 밉다.
이 집으로 이사온지 딱 두달 됐는데
어제 느닷없이 날 부르더니 집을 팔았단다.
벙...쪄서 서 있는데 하늘이 빙글빙글 돈다.
우리가 계약할 때도 그런 말은 없었는데...
전세가 안 나갈까봐 얘기를 안한 모양이다.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아무리 자기 집이고 자기 재산이지만
세를 주고 있으면 집을 팔려고 할 때는
최소한 세입자에게 사전에 말은 해주어야 하지 않나?
집 없는 설움보다 더 황당하다.
일이백도 아니고 몇 천만원이란 큰 돈을 치르고
들어왔는데 대한민국에서 세입자는 주인의 봉이다.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서울 시내에 집 한 채 장만하고야 말리라고 이를 악문다.
하지만...콩나물처럼 쑥쑥 크는 아이들 교육비며
천정 모르고 뛰어오르는 공공요금, 물가 속에서
나같은 월급쟁이 마누라, 집 장만은 꿈 속의
신기루 같게만 여겨진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싫어진다.
서울 공화국이라는 서울에서 사는 것이 싫어진다.
지방과 비교해서 터무니없이 비싼 집,
말도 안되게 치솟는 전세금,
틈만 나면 은근히 월세 바라는 주인...
유전무죄라더니 서울에서 기 안죽고 살려면
有家無罪...집이 있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
주인 아줌마 정말 밉다.
땡빚을 내서라도 집 사고 싶다.